지역 건설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재정 조기집행을 적극 추진하면서 도내 자치단체 등 각 발주기관들이 건설사에 선금 수령을 독려하고 있다. 선금 수령액이 많을수록 재정 조기집행 실적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건설사 입장에서 선금 수령이 그리 달갑지 않다는 것이다.
선금을 수령하기 위해선 보증기관에 1% 안팎의 수수료를 지급하고 보증서를 발급받는 등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데, 그나마도 30%를 초과할 경우에는 예금담보 또는 통장을 공동관리하는 등의 규제로 부담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상당수 건설사들은 선금 수령을 기피하고 있지만, 발주기관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건설사들 입장에서는 사실상 '강요'에 가까운 '독려'에 못이겨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최소금액을 수령하고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전했다.
실제 도내 일부 시·군은 공사 낙찰후 계약체결 과정에서 계약금액의 50∼70% 까지 선금을 신청하라고 수주업체를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으며, 도로공사 및 농어촌공사 등 공기업들도 가세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도내 업계 한 관계자는 "발주처 직원들이 실적 때문에 최고 70%까지 선금을 수령하라고 부탁도 하고, 설득도 하다 안되면 반(半) 강요하기도 한다"면서 "선금수령이 많을수록 수수료 부담은 물론 보증한도도 축소되지만 어쩔수 없이 30∼50% 선에서, 필요 이상의 선금을 수령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