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시대의 성공기업인] (30)익산 신흥동 ㈜코스켐 최재환 대표

산업용 왁스 만들어 26개국에 수출…직원 10명으로 올해 상반기 매출액 41억원

익산시 신흥동 ㈜코스켐 공장에서 최재환 대표가 폴리에틸렌 원료를 열분해해서 분자량을 1/10로 줄이는 왁스화(化) 작업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desk@jjan.kr)

 

대기업에 입사한 뒤 간부 사원을 거쳐 중소기업 임원으로 무난한 인생을 살 것 같았다. 하지만 중소기업의 대표를 맡으면서 본격적으로 경영자의 길에 들어섰다. 30여년 동안 화학제품이라는 한우물을 파면서 얻은 최고의 기술력으로 세계시장을 공략하는 익산시 신흥동 ㈜코스켐 최재환 대표(58). 수출주도형 기업을 이끄는 그는 10명의 직원으로 올해 80억원의 매출을 계획하고 있다.

 

▲ 매출 해마다 2배 가량 증가

 

㈜코스켐은 산업용 왁스를 만든다. 얼핏 보면 하얀 가루지만 플라스틱에 안료가 고르게 분사되도록 도와주는 플라스틱 첨가제다. 분자량이 큰 원료를 조절해서 원하는 분자량으로 낮추는 기술이 관건이다. 최 대표는 지난 2002년 '폐비닐 및 폴리올레핀계 수지를 이용한 왁스상태 물질의 제조방법과 제조장치'로 특허를 등록하고, 전자동 생산 시스템을 갖추고 본격 생산에 들어갔다. 현재 영국·터키·나이지리아·미국 등 26개국 40여명의 바이어와 거래하고 있다. 매출의 85%는 수출이 차지한다. 신흥 개발국을 중심으로 틈새시장을 찾아 수출선을 늘리면서 지난 2006년 10억원, 2007년 25억원, 2008년4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올해 상반기에만 4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하지만 녹록치가 않다.

 

그는 "가파른 성장세지만 이제 겨우 빚을 갚을 정도입니다. 중소기업의 앞날은 기약할 수 없을 정도로 돌발변수가 많아요. 환율·원자재 가격 등이 예상과 반대로 진행할 때면 참 어렵습니다. 중소기업 1년이 대기업 10년 같습니다."

 

▲ 중동서 화학공장 수출 주도도

 

군산 출신으로 대학에서 화학공학 중 고분자를 전공한 최 대표는 지난 1977년 국내 화학공업 초창기에 ㈜LG화학 여천공장에 취직했다. 이후 (재)한국화학연구원으로 자리를 옮긴 뒤 현대산업개발㈜에 몸 담기도 했다. 지금은 경쟁업체가 된 L사에서 임원을 맡아 11년 적자였던 공장을 흑자 전환시켰다.

 

지난 1999년 개인사업의 꿈을 안고 플라스틱을 가공한 통신용 열수축관을 개발·생산하는 유니테크를 창업했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한국석유공업㈜에 기술을 이전하고 상무로 일했다. 지난 2002년 한국석유공업 중동프로젝트에 참여한 그는 이 때 사우디아라비아 담만 지역에 화학공장 수출을 주도하면서 색다른 경험을 쌓았다.

 

"당시 화학공장 전체를 모래밭에 이전하는 사업이었는데 2년 동안 볼트부터 운영노하우까지 전수했습니다. 모래바람 맞으며 하루하루 현지인과 부딪치고 저도 어떻게 했는지 모를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사업을 마치고 난 뒤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이후 지난 2005년 현재 코스켐 설립자의 기술이전 요청에 따라 임원으로 참여했고, 지난 2007년 인수해 직접 경영에 나섰다. 사원으로 시작해 대·중소기업을 두루 거친 경험이 지금 큰 도움이 되고 있다.

 

▲ 품질주의가 흑자 전환 마련

 

최 대표가 대표를 맡을 당시 ㈜코스켐은 투자는 이뤄졌지만 본격적인 매출이 발생하지 않는 상황이었다.

 

"5년 동안 투자금 회수가 되지 않아 수억원의 빚을 안고 출발, 하루하루 자금 압박에 시달렸습니다. 그때 금융기관이 참 냉정하다고 느꼈습니다. 지역사회와 유관기관의 도움으로 저리의 자금을 빌려 어려움을 넘겼습니다."

 

'중소기업 경영자는 멀티플레이어(multiplayer)다.'라고 강조하는 그는 제품을 팔기 위해 해외시장을 두드렸다. 무역박람회나 사절단 등은 빠지지 않고 따라다녔다. 화학분야는 몇몇 다국적 기업이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상태였다. 원가로 승부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경제 신흥국을 중심으로 품질로 승부했다.

 

"다국적 기업의 대량생산으로 가격 경쟁을 할 수 없는 상황인데다 단일 품목이다보니 큰 돈을 벌지는 못합니다. 후발국의 플라스틱 산업 시장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 고품질의 제품을 납품했습니다. '기술력=해외 영업력'인 셈이죠."

 

성장가도를 달리는 ㈜코스켐은 앞으로 수출 거래선을 확대해 올해 300만불 탑 수상을 예상하고 있다. 내년에는 500만불 탑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기능성을 겸비한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이제는 회사가 안정화 궤도에 안착한 만큼 내실 다지기에 주력할 방침입니다. 현재 저희 제품은 플라스틱 종류에만 사용 가능하지만 앞으로는 물에 녹는 유연제로 만들어 섬유유연제, 페인트, 도로 접착제에 활용할 수 있도록 제품의 범위를 넓히고 수출 국가도 35개국으로 늘릴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