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대표 건설업체로 부상한 엘드건설이 자금 경색을 견디지 못해 최종부도처리됐다.
21일 도내 금융계에 따르면 엘드건설은 지난 20일 기업은행 38억5000만원 등 모두 90억원 상당의 만기 도래 어음을 막지 못해 1차 부도를 낸데 이어 이날까지도 어음 결제대금을 입금하지 못해 최종 부도처리됐다.
엘드건설의 어음을 포함한 차입금 등의 순수 미지급 금액이 700억원대이고, 금융기관 대출금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등을 포함해 모두 5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엘드건설은 다음 주 중 전주지방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할 계획이다.
엘드건설은 2000년 전주에 본사를 두고 설립해 올해 도내 종합건설업체 시공능력평가액 4위, 전국 116위를 기록하고 지난해 도내 기성실적 4위에 오르는 등 지난해 1군 승격과 함께 도내 건설업체 선두주자로 떠올랐다. 10여년 간 전국에 5000여 세대 이상의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을 공급해 왔으며, 현재도 도안신도시를 비롯해 수도권에서의 도급공사와 행복도시 토목공사를 포함한 다수의 관급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대전 도안 신도시에 건설한 수목토 아파트 1253세대의 분양이 난항을 겪으면서 자금난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아파트 분양률은 현재 40% 초반 대에 그친데다 분양된 세대 역시 잔금 등이 제대로 치러지지 않아 자금 상황을 악화시켰다.
엘드건설이 최종부도 처리됨에 따라 지역경제에도 악영향은 불가피하다. 당장 엘드건설이 진행하고 있는 공사의 지속여부가 불가피해지고, 150여개에 달하는 협력업체의 상당수가 자금난에 봉착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도내 유일의 1군 업체가 무너짐에 따라 그간 동반 성장을 해 온 협력업체도 공사물량 확보 등에 큰 어려움을 겪게 되는 점이다.
엘드건설의 부도는 또 지난 6월 6개 채권은행이 진행한 대기업 구조조정에 대한 아쉬움도 남기고 있다. 당시 도내 건설업체 중 제일건설과 중앙건설이 구조조정 대상으로 확정됐지만 엘드건설은 제외됐다.
엘드건설은 법인이 보유하고 있는 해외사업 부지와 법인부동산을 매각하고 사무실 통폐합 등으로 300억원대의 현금을 확보하고, 구조조정을 통해 현재 180여명의 임직원 조직을 슬림화할 계획이다.
엘드건설 관계자는 "현재 1700억원대의 수주잔액을 보유하고 있어 협력업체와 채권단의 협조만 있다면 법정관리를 통해 빠른 기간 내에 회생절차 개시결정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일시적인 자금압박으로 인한 어려움인 만큼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한 법원과 관련기관들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