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도내 지역에 사무소를 두고 있는 건설 업체들은 최악의 건설경기 속에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연초부터 지난해 기성실적 20위였던 (유)예림건설과 30위였던 광진건설이 잇따라 쓰러졌고, 1군 업체인 성원건설은 3월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6월에는 제일건설과 중앙건설이 채권단 3차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돼 도민들에게 충격을 줬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21일 ㈜엘드건설이 최종 부도처리 됐다. 지난해 도내에서는 모두 4개 종합건설업체가 문을 닫았다. 그러나 올해는 10월 현재 지난해의 두 배에 가까운 7개 업체가 건설경기 침체를 이겨내지 못하고 쓰러졌다.
문제는 이들 7개 업체 중 3개 업체가 도내 기성실적 순위 50위내 중견건설업체들이라는 점이다. 종전에는 매년 문을 닫는 부도 업체의 대부분이 군소 업체들이었다는 점과 비교하면 대조적인 일이다.
이들은 또 다른 공통점을 갖고 있다. 주택건설사업을 병행했다는 점이다. 이들 3개 기업에게 주택시장의 장기화된 침체는 유동성 악화로 이어졌다. 중견업체들의 잇딴 도산으로 도내에서는 줄도산 위기론이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
도내 대다수의 건설업체들이 침체된 건설경기로 인해 극심한 수주난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도내 680개 건설업체 중 24.6%인 167개사가 공공공사를 단 한 건도 수주하지 못했다. 4개사 중 1개는 사실상 개점 휴업상태였던 것으로, 지난 2008년(669개사 중 146개사) 보다 더 늘었다.
올해도 상황이 좋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조기발주로 올해 전체 공공공사 물량의 대부분이 소진된 상황이지만 8월말 현재 도내 건설업체의 수주실적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금액으로 43%인 9293억원이 감소했다.
설상가상으로 도내에서 진행되고 있는 건설공사에서의 도내업체 참여비율도 바닥을 치고 있다. 전북혁신도시 조성공사에서 도내 업체는 1공구 30%, 2공구 0%이며, 무주태권도공원 조성 사업도 16%에 불과하다.
여기에 정부의 잘못된 정책도 지역 업체들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지역 내에서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4대강 사업에 지나치게 예산이 편중 되면서 이 사업에서 소외된 지역은 진행해야할 공사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침체된 건설경기를 회복하겠다며 내놓은 8.29 대책도 서울과 수도권 등을 위한 내용만 담고 있을 뿐 지역에서는 그 실효를 보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