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 공급 중단에 도내 유통업계 '한숨만'

건설사-제강사간 철근 출하가격 줄다리기

제강사들의 철근 출하가 중지된 가운데 11일 전주의 한 철근 유통업체 자재창고가 재고물량이 거의 소진돼 바닥을 들어내고 있다. 이강민(lgm19740@jjan.kr)

납품가격을 놓고 벌이고 있는 제강사와 1군 건설업체간 협상이 좀처럼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철근 공급이 중단돼 도내 철근 유통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올해의 경우 지난해 보다 건설공사 물량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철근 판매율도 큰 폭으로 하락한 상황이어서 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11일 도내 철근 유통업계에 따르면 제강사들은 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라 철근 출하가격을 t당 79만원으로 올려야 한다며 건설업계를 압박하고 있다. 반면 건설업계는 t당 74만원선을 고수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제강사들은 이달 1일부터 철근을 시중에 내놓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신규 물량을 공급받지 못하는 도내 철근 유통업체들은 기존 보유물량으로 근근이 납품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철근 납품 중단이 장기화 되면서 유통업체들의 보유량도 바닥을 보이고 있는 것.

 

실제로 전주시내 A 철근 유통업체는 그동안 평균 1200~1300t 정도의 제고를 갖고 있었지만 이날 현재 평소의 20% 수준인 240t 밖에 물량이 남지 않은 상태다. B업체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평소 1000t 이상의 물량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철근 출하가 중지되면서 물량이 급격히 줄어 현재 100t 정도 밖에 남지 않았다.

 

A업체 관계자는 "올해 건설공사 물량이 급격히 줄어들고, 잦은 국지성 호우로 인해 철근 납품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해 손해를 보고 있다"며 "그나마 가수요가 생겨 물건을 현장에 공급해야하는 상황에서 철근 출하가 중단돼 경영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B업체 관계자는 "현재 상황은 고래 싸움에 새우 등만 터지는 꼴이다"면서 "물건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져야 회사경영도 안정이 되는데,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난감해 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철근 출하 중단상황이 다음 주에도 계속될 경우 재고량을 보유한 업체는 거의 없게 될 것이다"며 "건설업계와 제강사들이 협상을 조속히 마무리해 시장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