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슈파운의 소개로 알게된 쇼버는 슈베르트의 이름을 합성하여 '쇼베르트'라고 불릴정도로 슈베르트와 절친한 우정이 되었다.
'친애하는 쇼베르트! 그래, 네 이름을 쇼베르트라고 부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좋아, 쇼베르트야, 너의 편지는 처음부터 끝까지 정말 귀중하고 즐거운 것이었다.'
쇼버의 한 편지에 대한 슈베르트의 답장이다. 비교적 넉넉했던 쇼버는 슈베르트가 작곡에 전념할 수 있도록 자신의 방 하나를 내주기도 했다.
아름답고 즐거운 예술이여
마음이 서글퍼진 어둔 때
고운가락 고요히 들으면
언제나 즐거운 맘 솟아나
내 방황하는 맘 사라지네.
누가 뜯고 있는 가락인지
뉘 지은 가락인지
꿈결같이 끌려서
어느덧 불타는 정열의 그 나라로
이 마음 끌려가네
쇼버의 시 '그대 예술의 연인이여'에 슈베르트가 작곡한 편하게 부를 수 있는 노래 '음악에'다. 시인과 음악가의 우정은 이렇게 시와 음악을 조화시켜 아름다운 가곡으로 꽃 피었다. 쇼버는 특히 슈베르트보다 29살이나 더 많은 당시 유명한 궁정오페라 가수 포글을 슈베르트에게 소개하여 우정을 맺어준 덕에 슈베르트는 더불어 유명해질 수 있었다. 유명한 성악가 포글이 크고 작은 무대에서 슈베르트의 가곡을 노래하니 슈베르트의 이름은 널리 알려지게 되는 것이다. 슈베르트는 포글의 음악회에서 반주를 맡기도 했으며 연주여행을 함께 다니기도 했다. 슈베르티아데에 참석한 포글을 '새'라는 뜻의 '포겔(Vogel)'로도 불렀다니, 나이 차이가 있어도 그들의 우정은 허물이 없었던 셈이다.
쇼버와의 절친한 우정은 그러나 그와 더불어 즐겼던 낭만의 무절제함 때문에 얻은 몹쓸 병으로 슈베르트의 삶이 짧디 짧은 삶이 되게 하였으니…….
/ 신상호(전북대 음악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