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의 광물질로 불리는'일라이트'(illite)가 농가소득 증대에 새로운 밑거름으로 부상하고 있다. 토양을 개량에 땅심을 좋게 해주고, 건강하고 질좋은 우량 가축을 생산하는 보조사료로서 그 효과가 속속 입증되면서다. 국내 유일의 일라이트 생산지인 무주군 인접의 충북 영동에서 불기 시작한 '일라이트 바람'이 2~3년 전부터 김제평야에 상륙한 데 이어 정읍으로 확산되고 있다. 최근 구제역 발생에 따른 양돈농가들의 시름이 깊어지는 상황에서 일라이트가 구제역 등 가축질병 예방에도 효과가 큰 것으로 알려져 농가의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일라이트가 일반 농가에게는 생소하지만 친환경 농가들은 잘 알고 있습니다. 일라이트 사용 이후 토양이 좋아지면서 작물들이 병해에 강해졌습니다."
김제 원예조합장을 지낸 양태진씨(64)는 도내에서도 가장 먼저 일라이트를 토양 개량제(네이온 100)로 활용한 원예농가다. 김제 금산동에서 5만여평의 단호박을 경작하고, 제주와 강원도로까지 경작지를 넓혀온 그는 토양의 전환에 분명한 효과가 있다고 했다. 매년 1000만원 정도의 일라이트를 사용하고 있다는 그는 병해에 강해지는 점과 함께 단호박의 맛이 좋아지고 과일 농도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맥반석보다 효과가 높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김제 용지에서 닭을 사육하는 조덕근씨(48. 대한양계협회 김제시지부 총무)는 첨가제 없이 천연 그대로의 광물질이 가축에 어떤 효과가 있을 지 처음 반신반의했다. 업체의 말만 믿기 힘들어 업체와 합의 아래 지난해 6월 시험해보기로 했다. 두 달간 시험 결과 아주 만족한 결과가 나왔다. 계란의 경우 보통 1주일 정도 신선도를 유지하는 데, 일라이트를 먹인 후 신선도 유지 기간이 두 배로 길어졌다고 했다. 여기에 축사에서 독한 냄새를 풍기는 암모니아 가스를 없애는 데도 탁월했으며, 환경이 쾌적해지면서 닭들이 설사를 안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입소문을 타고 김제 용지면 100여 축산농가들 거의 전부가 일라이트(네이온 200)을 가축 사료보조제로 활용한다고 조씨는 전했다.
친환경농사에 관심이 많은 유춘열 김제시 공덕면 농업경영인회장은 50여 농가와 함께 김제의 대표적 친환경쌀인 '상상예찬'을 생산한다. 올해 친환경쌀 생산단지가 106㏊에 이르고, 자신이 짓는 경작규모는 4만8천평 정도다. 이들 친환경단지에서 생산되는'상상예찬'은 일반 쌀보다 30% 이상 높은 가격으로 판매되고, 수확량도 일반 경작지에 비해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 그 비결은 녹비식물 재배와 볏짚을 모두 땅에 넣어 깊게 가는 등의 토지개량에 있다. 여기에 3년 전부터 규산과 함께 일라이트를 비료살포기로 뿌려 토지개량의 효과를 높이고 있다. 다른 토지개량제와 병행했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얼마만큼 효과가 있었는지 수치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논갈이때 기계의 힘이 훨씬 덜 받아 그 느낌이 좋았다고 유씨는 설명했다.
▲대학과 국가연구기관 등서도 효과 인정
일라이트가 토지개량과 사료보조 및 악취제거에 효과가 있다는 점은 대학과 국가연구기관들의 시험연구결과에서도 확인됐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일라이트의 초미분체를 이용한 유해물질 제거시험 결과 새집증후군의 원인물질인 포름알데히드와 톨루엔 제거능력이 우수하고, 암모니아 탈취시험에서는 가스주입 후 30분 이내에 80%가 제거됐다는 시험결과를 지난 2007년 발표했다. 이를 바탕으로 정수용, 폐수처리용을 비롯, 흡착특성을 이용한 건강용품, 미용 및 생활용품 등 다양한 산업분야로의 발전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앞서 농촌진흥청은 1998년도 현장애로기술 개발사업으로 진행한'일라이트첨가 기능성 돈육개발'관련 시험연구에서 "품미, 연도, 다즙성 등이 우수하였고, 지방산·콜레스테롤·아니모산 구성에서 유의차가 인정됐다"고 밝혔다. 양축농가의 문제점인 축사내 악취발생 감소로 건강한 돼지사육에 유리하고, 출하일령을 단축시킴으로써 생산비 점감에 의한 농가소득 증대가 기대된다고 효과를 설명했다.
일라이트 광물질에 대한 연구는 연세대(91년도 정수처리효과) 건국대 동물자원센터(97~98년 황토포크의 육질평가) 등에 의해서도 진행돼 비슷한 내용의 효과들이 있다는 결과물을 냈다.
▲일라이트 광물은
일라이트는 입자의 크기가 2~4㎛ 이하로, 운모와 비슷하다. 표면적이 백운모보다 넓어 흡착력이 뛰어나 불순물을 걸러내는 기능을 할 수 있다.
일라이트라는 광물명은 미국 일리노이주에서 비롯됐으며, 광물 분포지는 일리노이주 외에 펜실베니아주, 캐나다 퀘백주, 중국 사천성, 호주 등에 걸쳐 있으나 그 매장량은 소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도 강원도 경상도 전라도 등 여러 지역에서 발견되고는 있지만 채산성이 대부분 광상이 채산성이 맞지 않아 채굴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유일하게 충북 영동지역에서만 경제성을 갖는 광석이 부존된 것으로 보고됐다. 충북 영동군은 이를 바탕으로 일라이트를 지역특성화 산업으로 육성하는 전략을 꾸준히 펴고 있다. 원적외선 및 음이온 방사·흡착 특성을 활용해 건강용품에서부터 공기정화용, 도로 수지용, 건축소재용, 미용 및 생활용품 등 다양한 산업분야로 활용 분야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실제 '흡연욕구억제형 기능성 제품' 등 일라이트를 활용한 특허 등록건수만 1500건에 이를 정도로 그 활용도가 넓어질 전망이다. 현재 영동군에 대안네이온(주) 등 3개의 광산업체와 5개의 생산업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