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일-순애 애정극 "그렇게 재밌단 말이더~냐"

창작극회 '이수일과 심순애' 공연…엉엉 울다가 숨넘어가게 웃다가

창작극회 변사극 '이수일과 심순애' 의 한 장면. (desk@jjan.kr)

창작극회(연출 홍석찬)가 신파극'이수일과 심순애(연출 홍석찬)'를 변사극으로 각색해 올린다. 창작소극장 개관 20주년을 기념하고, 내년이면 창립 50주년을 맞는 창작극회의 무대다.

 

고학생 이수일(정민영·윤도훈 역)과 심순애(송명옥 역)는 서로 죽고 못하는 사이. 순애의 어머니는 어려운 집안 형편으로 순애를 이수일이 아닌 장안의 갑부 김중배와 결혼시킨다. '김중배의 다이아몬드 반지'로 마음 흔들린 순애. 어머니의 집요한 설득에 순애는 결국 사랑을 버린다. 순애에게는 김중배의 다이아몬드도 사랑(?)이다. 하지만 중배의 심각한 의처증으로 모욕과 멸시를 당하던 순애는 결국 집에서 쫓겨난다.

 

고리대금업자로 변신한 이수일은 돈의 힘을 빌려 복수를 꿈꾼다. 배신당한 수일은 눈물 흘리며 용서를 구하는 순애를 뿌리치면서 저주한다. 은장도로 자신의 가슴을 찌르는 순애를 안고 오열하는 수일의 설정까지 이야기는 원작 그대로. 하지만 판에 박힌 이야기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악극전문 연주악단'기린봉악단'의 연주로 막간극을 마련, 엉엉 울다가 깔깔대며 숨 넘어가게 웃게 될 것이다. 변사(辯士)가 말로 쏟아내는 감칠맛 나는 연기도 또다른 재미.

 

대개의 공연은 자녀들이 부모를 모시고 와서 설명해 주지만, 이번 공연은 부모가 자녀에게 공연에 대해 이야기해 줄 수도 있다. 청소년 관객은 신기함, 청장년층은 재미, 노년층은 추억을 느끼는 21세기형 변사극.

 

홍석찬 연출가는 "남의 나라 작품 사가지고 돈벌이 목적의 공연을 하기보다 는 우리 작품을 만들어야 연극이 발전한다"며 "변사극도 잘 만들면 새로운 문화상품이 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 창작극회 악극 '이수일과 심순애' = 17~26일(평일 오후 7시30분, 주말 오후 4·7시) 전주 창작소극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