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축제 아닌 우리소리 세계화에서 답 찾아야"

'전주세계소리축제 발전을 위한 대토론회' 29일 열려

전주세계소리축제 발전을 위한 토론회가 29일 전주 최명희문학관에서 열린 가운데 참석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추성수(chss78@jjan.kr)

새로운 도약을 시도하는 전주세계소리축제(이하 소리축제)가 난상토론을 벌였다. 29일 전주 최명희문학관에서 열린 '전주세계소리축제 발전을 위한 대토론회'에서 지난 10년간 논란이 된 소리축제 정체성이 화두가 됐다.

 

토론자 최동현 군산대 교수는 소리축제 정체성 논란의 핵심은 소리축제 태동과 축제 참여자들의 이해 관계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소리축제가 전라북도가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을 건립한 뒤 이를 활성화하기 위해 소리축제가 기획된 데서 문제가 생겼다"고 짚었다. 이어 최 교수는 "국악과 서양음악 전공자들이 소리축제 정체성 논쟁을 빌미로 자신들의 이해관계를 관철시켰기 때문에, 국악과 서양음악의 비중을 합의하기는 어렵다"고 전제한 뒤 다만 소리축제의 목표를 흥행 예술축제가 아닌 우리 소리를 세계화하는 데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자 김선태 문화연구창 소장도 소리축제 정체성 논란은 소리축제 참여자들의 이해관계가 상충된 데서 찾았다. 김 소장은 "소리축제 조직위, 소리축제 후원자, 소리축제 공연자가 각기 다른 입장에서 소리축제에 대한 기대치가 각기 다르다"고 지적하면서 "무엇보다 조직위의 자율성을 보장해주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동현 교수는 문윤걸 예원예술대 교수가 제시한 '소리'의 개념을 '인간의 목소리를 중심에 둔 예술양식'으로 하기 보다는 '우리 민속음악 중 성악곡'으로 규정해야 개념으로 인한 논란을 잠재울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소리축제는 예산을 축소하되 축제는 계속 이어가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토론자 노석만 도의원은 소리축제 정체성 논쟁은 소리축제 조직위가 일관성과 연속성 없이 늘 새로운 프로그램을 끌어온 결과라고 분석했고, 토론자 배승철 도의원은 소리축제를 통영국제음악제와 비교하면서 조직위 내부에 판소리 관련 전문 인력이 없다는 데서 실패 요인을 찾았다.

 

토론자 이두엽 사단법인 호남문화관광연구원장은 소리축제가 문을 닫는다면 판소리 고장인 전북의 명성은 광주가 가져갈 것이라고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이 원장은 광주는 아시아문화전당을 중심으로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임방울국악제의 위상을 높이고 있는 반면 전북은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의 경쟁력 약화와 소리축제 존폐 논란으로 국악의 주도권을 빼앗길 위기에 있다고 꼬집었다. 이 원장은 이어 소리축제가 안정적으로 운영되려면 도민들의 지지를 이끌어내는 데 주력해야 하며 소리축제의 예산을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