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 최고 명인들이 춘향이와 이도령의 사랑을 다시 꽃 피운다.
국립민속국악원(원장 정상열)이 옛 전통 판놀음의 특성을 그대로 무대로 옮겨온 상설 창극 '명인명창, 창극을 만나다 - 신(新)판놀음 열두 마당'에 '춘향가'를 올린다. '신판놀음 열두마당'은 지난해 매월 넷째 주 토요일 판소리 다섯바탕을 중심으로 명인의 연주, 명무의 춤, 창극을 아우른 기획 공연이다.
국립민속국악원 국악연주단은 사람들을 큰 마당에 모아 놓고 걸판지게 농악을 치며 놀았던 '판굿 & 춤판'으로 첫 문을 연다. 김일구 명창(중요무형문화재 제2호 판소리 '적벽가' 준보유자)은 '김일구류 아쟁산조'를, 유영애 명창(국립민속국악원 예술감독·전북무형문화재 제2호 판소리 '심청가' 보유자)은 '춘향가'로 '열린 창극'과 더불어 완성도를 더한다.
장월중선으로 이어지는 '김일구류 아쟁산조'는 계면조에 의존한 아쟁선율에 인생의 희노애락을 얹은 판소리 가락을 접목시킨 게 특징. 꿋꿋하고 씩씩한 동편제 소리에 가깝다.
유영애 감독은 이날 정화영 서울무형문화재 제25호 판소리 고법 보유자의 북 장단에 맞춰 '춘향가' 중 서막 격인 '적성가'를 부른다. 국립민속국악원 연주단은 '광한루에서 방자가 춘향하게 건너가는 대목부터 사랑가'까지 '춘향가'의 가장 맛깔스러운 대목을 챙겼다. 판소리 다섯바탕 중 문학성과 예술성이 가장 높은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
'신판놀음 열두마당'은 1월부터 6월까지 '오랜 나무(古木), 큰 그늘을 드리우다', 7월부터 12월까지 '오랜 나무(古木), 그늘 아래 새움이 돋다'를 주제로 이어진다.
▲ 국립민속국악원 '新판놀음 열두마당' = 22일 오후 4시 국립민속국악원 예원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