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임용민 전주대 교수 건축전

'조형 의지', '보여주는 집' 아닌 '편안한 집'

(좌)김대건 신부 기념관, 재니스 빌딩 (desk@jjan.kr)

건축은 근사한 형태를 만드는 작업이 아니라 사람들의 삶을 섬세하게 조직해내는 일이다. 임용민 전주대 교수(45)가 여는 건축전'조형 의지'는 무엇이 좋은 건축이고, 우리가 어떤 삶을 추구해야 할 지 보여준다. 지역에서 건축전을 연다는 것은 이례적이다. 2008년에도 각종 공모전과 현상 설계에서 탈락한 작품만 모은 전시 'Season Off Sale'로 화제를 모았다.

 

"흔히들 건축은 예술과 과학 사이에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전시는 틀에 박힌 건축적 표현을 배제하고 예술성을 보여주면서 종합적으로 조망해볼 수 있죠. 지어지지 않는 작품이 내놓게 되니 할 얘기가 더 많습니다."

 

6년 전 중국 북경전 주제였던 '조형 의지'를 다시 꺼내들었다. 그는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는 집이 아닌 누군가 편안하게 살 집에 초점을 맞춘 설계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미 지어진 충남 당진군 김대건 신부 기념관(2005), 전주 효자동 제니스 빌딩(2009) 등 2점을 비롯해 임실군 운암 주택(2003), 부안군 백산면 대수 보건지소(2006), 익산 배산지구 근린생활시설 배산 클리닉(2010) 등 설계로만 남겨져 있는 작품 3점도 선보인다. 그는 "바코드가 나만의 정보를 갖는 것처럼 내가 설계한 건물에서 나만의 정보를 표현하고 싶었다"며 "제니스 빌딩은 바코드의 비례를 활용한 작품으로 스스로도 만족도가 높다"고 했다.

 

"집은 사람들의 꿈과 연결된 공간입니다. 기준을 자신에게 둬야 해요. 자신의 취향과 안목 없이 남의 시선이나 체면에 휘둘릴수록 거품이 들어가기 마련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집을 오래 지어야 한다고 봐요. 설계기간이 길어진다고 비용이 더 많이 드는 것도 아니거든요."

 

그는 "이제 우리나라도 건설이냐, 건축이냐를 결정해야 할 시점"이라며 "웅장한 랜드마크나 초고층 건물 못지 않게 사람들의 삶과 밀접하게 닿아있는 블록 단위의 주거 개발에 추진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전시 기간 중 그의 아내 바이올리니스트 유수미씨가 몸담고 있는 리보니 협악합주단 강윤경(첼로) 김윤신(비올라) 이은아 이진옥 이혜진(바이올린)씨가 마련한 미니 콘서트도 즐길 수 있다. 전주 출생인 그는 홍익대 건축학과와 프랑스 파리 라 빌레트 국립건축 6대학 졸업했으며, 세종대 건축학과 겸임교수를 역임한 바 있다.

 

▲ 임용민 전주대 교수 건축전'조형 의지'= 17~28일 전주 갤러리 공유. 미니 콘서트 = 26일 오후 5시 갤러리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