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K리그 미디어데이 행사가 열린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 그랜드볼룸. 16개 구단 사령탑들의 출사표가 이어지는 가운데 최강희 감독이 마이크를 잡고 질문이 있다고 손을 들었다.
최 감독은 옆자리에 앉은 정해성 감독을 향해 "질문이 하나 있는데요. 지동원 선수 부상이 맞습니까? 오늘 표정이 매우 좋아서 일부러 언론에 흘린 게 아닌가 생각되는데요"라고 진지하게 물었다.
전남은 지난 23일 지동원이 연습경기 도중 무릎에 타박상을 당해 3주 정도 치료가 필요하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했고, 최 감독도 언론 보도를 통해 지동원의 부상 소식을 전해 들었다.
정 감독 역시 웃음을 참지 못한 채 "다친 건 분명해요. 지동원이 다쳤다는 기사가 나가고 나서 최 감독이 정말 좋아하겠다고 생각했어요"라며 "열심히 치료를 해봐야 하는데 그런 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고 받아쳤다.
그러자 최 감독은 "정 감독은 제가 존경하는 선배이자 근성이 뛰어나신 분이시다"며 "극단적으로 말하면 '지랄 맞은' 분이시다. 전남 선수들이 많이 바뀌었을 것이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에 정 감독은 "최강희 감독과 인연이 깊다. 2007년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제주를 이끌고 전북과 맞붙었는데 당시 전북이 우리와 비기면서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며 "나중에 만났는데 눈도 안 마주쳐 삐쳤다고 생각했다"고 얘기했다.
그는 또 "3년 만에 K리그에 복귀했는데 공교롭게도 전북이랑 맞붙게 됐다. 인연이 질기다"고 덧붙였다.
한편 올해 K리그 개막전 최고의 카드로 떠오른 서울-수원 라이벌전에 임하는 황보관(46) 서울 감독과 윤성효(49) 수원 감독도 서로 1골 차 승리를 주장하고 나서 눈길을 끌었다.
황보 감독은 "홈에서 져본 적이 없는 만큼 3-2로 이길 것 같다. 역사에 남는 경기를 하고 싶다"고 승리를 자신하자 윤 감독은 "어웨이 경기에서 큰 점수로 이기면 욕을 많이 먹을 것 같다. 그래서 1골만 넣어 1-0으로 이기겠다"고 받아쳤다.
이밖에 3월5일 경남FC와 대결하는 강원의 최순호(49) 감독은 "지난 2년 동안 강원을 이끌면서 유독 경남과 부산만 못 이겨봤다"며 "경남하고 2년간 1무3패를 당했다. 이번에 시원하게 꺾고 플레이오프에 나서겠다"고 도발했다.
그러자 경남 최진한(50) 감독은 "공교롭게 해외 전지훈련도 강원이랑 터키에서 함께 했다"며 "우리는 별 관심도 없는데 우리 경기를 분석하러 왔었다. 기분 좋은 징크스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