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소리에 취하고 사람에 취하고…

장사익 소리판 역(驛)…16일 소리문화전당서

장사익(60)은 '소리꾼'으로 통하지만, 스스로를 '노래하는 사람'이라고 한다. 마흔 다섯에 뒤늦게 핀 꽃. 혼을 다해 소리에 취해 여기까지 왔다. 7남매 장남으로 열네댓개 직장을 전전하는 동안 청춘이 흘러갔다. 부모님 앞에서 그는 늘 불효자였다.

 

지난해 펴낸 일곱번째 앨범에는 참외 장사를 했던 엄마 생각을 담은 '엄마 걱정' 을 비롯해 '산너머 저쪽','삼식이','아버지','여행' 등 11곡이 담겼다. 타이틀 곡은 '역(驛)'. 그는 "올라타고, 내리고, 서성거리고, 또 기다리"는 우리네 삶이 '역'이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엄마 걱정'은 1989년 요절한 기형도의 시 '엄마 걱정'에 나오는 대목. 다른 지역에서는 기형도 시인의 어머니를 초청해 아들의 '엄마 걱정'을 눈물 나도록 불러 관객들과 교감했다.

 

"내가 (소리에) 목숨을 걸었어요. 하고 싶은 일이니께 즐겁게 어릿광대처럼 딱 3년만 하자고 마음 먹었지요. 딱 2년째 숨어 있던 노래가 튀어 나왔습니다."

 

데뷔는 다른 사람보다 한참 늦었지만, 일찍 '국민 소리꾼'이 됐다. 산전수전 다 겪은 내공 때문에 시원하게 트이는 목소리가 호소력이 짙다는 평가. 구슬프고 신산한 삶의 이야기와 하늘 가는 길에서조차 신명나게 놀 수 있는 낙관주의를 만날 수 있는 자리다.

 

"노래는 진솔해야 한다고 봅니다.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고, 희망도 있고 위안도 있어야 하고…. 그래야 관객들과 같아 지겠지요. 지금 생각하면 노래를 참 잘 했구나 하고 있습니다."

 

소리에 취하고, 사람에 취하게 될 이번 공연은 힘들고 어려운 일상에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희망의 역으로 다가가게 될 것 같다.

 

 

▲ 장사익 소리판 역(驛) = 16일 오후 7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