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1절 독도에서 가수 김장훈은 '독도는 한국 땅'이라는 당연한 사실을 만방에 알리기 위해 '독도 페스티벌'을 열었다. "첫 곡이 애국가였다면 마지막 곡은 당연히 이 곡이어야 한다"며 부른 게 구성진, 그러나 힘찬 '아리랑'. '아리랑'은 그런 곡이다. 한국인의 정서를 가장 잘 녹인, 그래서 세계인이 다 아는 민요.
한국소리문화의전당(대표 이인권)이 개관 10주년 특별 제작 공연'더 아리랑'을 올린다. '명곡 제조기'인 양인자 김희갑 부부가 '더 아리랑'의 작곡을 맡은 것은 한국의 대표 민요임에도 불구하고 소홀하게 다뤄졌기 때문이다. 똑같은 주제로 전 지역에서 전혀 다른 리듬과 가사를 갖는 것은 세계적으로 '아리랑'이 유일하다. 하지만 '아리랑'에는 한만 있는 게 아니다. '날좀 보소, 날좀 보소'로 시작하는 밀양아리랑에는 경쾌한 즐거움이 있다. 외국인들은 한 번만 들어도 안 잊힐 정도로 그 의미가 친숙하게 와닿아 우리'아리랑'을 찬송가로도 쓴다.
정선·강원도·해주 아리랑 등 애잔한 정서를 바탕에 둔 아리랑이 전주곡과 후렴곡을 장식하고 로렐라이 언덕(독일) 메기의 추억(미국) 라쿠카라차(멕시코) 등을 사이사이에 넣어 분위기 전환을 시도한다. 이번 공연의 기획·연출을 맡은 아트 커미셔너 신승호 경인방송 제작이사(전 MBC 예능국장)는 "지역 예술인들의 무용극과 접목시켜 극적 효과를 더한다"며 "불러서 재미가 있고 부르고 싶어져야 하는 곡에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출연자는 오정해 한경애 유지나 최연아씨와 아프리카 공연단 '아닌카' . 물론 이 공연은 취향에 따라 흥미는 떨어질 수 있다. 하지만 감동은 있을 수 있다. 한류 열풍이 서울을 중심으로 이끌어져 왔다면, '더 아리랑'은 전주에서 시작 돼 세계적인 공연으로 거듭나길 바라는 기대가 담겼다. '더 아리랑'은 수천 년의 '아리랑'에 새로운 옷을 입힌 한국 문화의 또다른 표현이 될 것으로 보인다.
▲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개관 10주년 기념 특별 제작 공연 '더 아리랑' = 15일 오후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