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의 이중성 역설적으로 표현

서양화가 김철규씨 인체풍경전, 다음달 1일까지

서양화가 김철규(37)씨는 인간의 양면성을 주제로 개인전을 해왔다. 인체풍경은 지난 2008년부터 시작한 전시. 드로잉으로 표현, 현대인의 삶을 거대한 인체와 작은 동물이나 사물을 통해 사회학적인 메시지를 던진다.

 

김철규의 인체풍경전이 서울 갤러리온에서 열린다. 이전 작업의 연장선상이지만 이번 작품은 세련미가 더해졌다. 현대인들의 삶에 나타나는 불안감, 자아상실감과 잊고 있었던 유년시절의 순수함을 대비시킨 작품 15점을 선보인다.

 

작가는 "현대인의 힘든 일상, 고단을 상징하는 발은 거부감을 주지만 또 다른 그리움을 연상시킨다"며 "욕망을 쫓는 인간의 발 위에 나비가 나는 것은 이중성을 가진 인간의 자연으로의 회귀 의지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정교한 인체의 디테일한 그림을 배경으로 초현실적인 요소들이 군데군데 자리잡아 동시대적인 미적 감수성과 이미지의 존재방식을 보여주고 있다. 인체를 지나치게 크게, 동물이나 사물은 의도적으로 작게 표현해 인간 내면의 양면성을 강조했다.

 

미술평론가 김재권씨는 "적자생존의 냉엄함속에서 순수한 모습을 가리고 살아가는 현대인의 이중성을 역설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라며 "신체를 통해 우리의 현실과 욕망을 무겁지 않게 위트있게 표현했다"고 평가했다.

 

캔버스에 물감을 밝은 색부터 어두운 색으로 겹겹이 발라 건조시킨 후 사포로 문지르는 과정에서 색채별로 층이 드러나는 이미지를 살렸다. 마치 사진을 보는 듯하다. 여러번 긁어 낸 작업은 내면의 이야기를 끄집어내기 위한 작가의 노력과도 같다.

 

군산대 미술과와 홍익대 미술 대학원을 졸업한 그는 2007년 제 11회 청년작가위상전 수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 김철규 인체풍경전= 5월1일까지 서울 갤러리 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