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행복한 순간, 영문도 모른 채 14년 간 지하 감옥에 갇힌다면.
뮤지컬 '몬테크리스토'에는 운명의 추락·음모와 배신·사랑과 이별의 눈물이 있고, 이 무거운 소재와 주제를 중화시키는 용서가 있다. 억울한 누명을 쓰고 14년간 감옥에 갇혀 지낸 에드몬드가 탈옥 후 몬테크리스토 백작이라는 가명으로 자신을 음해했던 이들을 파멸시키는 내용이 담겼다. 이는 〈삼총사〉로 잘 알려진 프랑스 작가 알렉상드르 뒤마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 5권의 책으로 된 이야기를 2시간으로 함축시키기란 쉽지 않다. 로마와 파리, 해적선, 보물섬 등 장면 변화가 많아 영화 같은 무대에 뛰어난 연출력이 돋보인다. 뮤지컬 '햄릿','오즈의 마법사' 등을 총지휘한 로버트 요한슨이 연출을 맡아 평범한 남자가 복수를 위해 변신하는 모습이 긴장감 있게 담겼다.
화려한 캐스팅이 화제. 류정한 엄기준 신성록은 몬테크리스토 백작으로 등장하며, 여주인공 메르세데스 역은 옥주현과 차지연이 낙점됐다. 메르세데스를 차지하기 위해 에드몬드를 배신하는 친구는 최민철과 조 휘, 극의 재미와 완성도를 높여줄 파리아 신부는 조원희와 이용근이다.
통쾌한 복수극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실망할 수도 있을 듯. 복수 너머의 용서가 이 영화를 관통하는 주제다. 지난해 3월 스위스에서 세계에 처음 소개됐던 이 공연은 라이선스로 무대에 오르는 것은 한국이 처음이다.
▲ 뮤지컬 몬테크리스토 = 14일 오후 3시·7시30분, 15일 오후 2시·6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