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나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단장 은희천·지휘 은희천)가 판소리와 오케스트라의 융합을 내건 '우리 소리가 찾아간 클래식'을 올린다. 신종플루 여파로 전주세계소리축제가 취소되면서 미뤄진 공연이 2년 만에 무대로 돌아왔다.
은희천 단장(전주대 교수)은 "오케스트라 반주에 판소리가 접목되면 어떤 느낌일 지 나조차도 상상이 안된다"며 "양악기 반주에 국악이 얼마든지 소화 가능하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지휘자 유수영씨는 "오케스트라와의 협연 등 외양에 치중했던 작업에서 탈피해 국악적 리듬 속으로 깊이 들어간 결과"라고 말했다.
50여 명으로 구성된 클나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하늘이시여', '님 그리워', '나를 놓아 주세요' 등을 반주하고 소리꾼 방수미씨의 창이 어우러진다. 방씨와 문자희(소프라노) 박동일(테너)씨가 함께하는 무대에서는 우리 정서가 새롭게 변주되는 소리를 만날 수 있다. 이 공연의 숨은 공로자는 작곡가 김삼곤씨와 지승호씨. 오케스트라·오페라와 판소리의 조화가 가능했던 것은 양악과 국악을 자연스럽게 넘나드는 편곡 때문이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라는 철학이 반영된 음악적 여정의 도달점이다.
'타이스의 명상곡'은 바이올리니스트 민연희씨와 해금 연주자 방혜나씨의 협연으로 새로운 조화를 보여준다. '클래식 전도사'를 자처한 은 단장은 이번 공연에서도 알기 쉬운 해설로 문턱 낮춘 무대를 선물한다.
▲ 클나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우리 소리를 찾아간 클래식'= 14일 오후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