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는 12일 오전(한국시간) 열린 레반테와의 2010-2011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36라운드 원정경기에서 1-1로 비겨 남은 두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맞수 레알 마드리드를 제치고 리그 우승을 확정지었다.
2008-2009시즌부터 3년 연속이자 통산 21번째 리그 우승이다.
이로써 과르디올라 감독이 2008년 5월 지휘봉을 잡은 뒤로 바르셀로나가 들어 올린 우승컵은 모두 9개로 늘었다.
바르셀로나는 과르디올라 감독 부임 첫 시즌인 2008-2009시즌에 스페인 프로축구 사상 처음으로 3관왕(UEFA 챔피언스리그,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국왕컵)을 달성했다.
과르디올라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최연소 우승팀 감독에다 통산 6번째로 선수와 감독으로서 우승컵을 든 기록까지 세웠다.
이후 바르셀로나는 2009년 스페인 슈퍼컵과 UEFA 슈퍼컵,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을 차례로 제패하면서 세계 최강 클럽의 위상을 흔들림없이 지켜나갔다.
지난 시즌에도 프리메라리가 정상을 차지했고, UEFA 슈퍼컵에서도 2연패를 달성했다.
그리고 올 시즌 리그 3연패의 위업을 이뤘다.
과르디올라는 스페인 국가대표로 47경기를 뛴 수비형 미드필더 출신이다.
1990년부터 2001년까지 바르셀로나 유니폼을 입고 6차례나 프리메라리가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이후 브레시아, AS로마(이상 이탈리아), 알 아흘리(카타르) 등을 거치고 나서 2007년 6월 바르셀로나 B팀 감독으로 선임되면서 지도자의 길로 들어섰다.
바르셀로나가 2007-2008시즌 무관에 그치면서 5년 동안 팀을 이끌어온 프랭크 레이카르트 감독이 경질되고 지휘봉은 바로 과르디올라에게 넘겨졌다.
지도자로서는 검증되지 않은 과르디올라가 세계적 클럽의 사령탑에 올랐던 것이다.
게다가 프리메라리가 감독 데뷔전이었던 2008-2009시즌 개막전에서 바르셀로나가 약체 누만시아에 0-1로 지고 나서 라싱 산탄데르와의 2차전에서도 1-1로 비기자 여기저기서 말들이 나왔다.
하지만 부임과 함께 스타 플레이어인 호나우지뉴와 데쿠 등을 내보내면서 선수들의 정신력을 뜯어고치고 팀을 휘어잡았던 과르디올라의 지도력은 경기를 치를수록 빛을 발했다.
구슬을 보배로 꿰어 내는 능력이나 상대에 따른 유연한 전술과 포메이션 변화는 초보감독답지 않았다.
그는 지도자 경력 35년의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이끄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와의 2008-2009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도 바르셀로나의 2-0 승리를 빚어냄으로써 '트레블(3관왕)'을 완성하며 부임 첫해 세계적 명장의 반열에 올랐다.
아르헨티나의 축구천재 리오넬 메시와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우승국인 스페인 대표팀의 주축선수들이 뛰는 바르셀로나는 현재 '역대 최강'이라는 찬사를 받는다.
네덜란드 축구영웅인 요한 크루이프가 1988년부터 1996년까지 이끄는 동안 리그 4연패를 이뤄 '드림팀'으로 불렸을 때를 능가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월드챔피언 스페인 대표팀이 정교한 패스 플레이로 볼 점유율을 높여가며 상대를 압박하는 모습은 바르셀로나의 플레이를 닮았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리그 3연패를 달성하고서 "우승은 항상 힘든 일이다. 오늘은 기쁨을 만끽하겠다"면서 "모두 선수들 덕이다. 이들이 없었다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었을 것"이라고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과르디올라 감독에겐 남은 과제가 있다.
오는 29일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해 시즌 2관왕을 차지하는 것이 당면한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