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클나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우리 소리를 찾아간 클래식'

판소리·오케스트라 '새로운 접목'…클래식의 밝은 미래 보여줘

해를 거듭할수록 클나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단장 은희천·지휘 유수영)의 공연에서 새로운 음악을 발견하는 기쁨이 생긴다. 지난 14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열린 '우리 소리를 찾아간 클래식'은 판소리와 오케스트라를 접목시킨 새로운 시도로서 참신함과 익숙함이 적절히 조화를 이뤘다. 판소리를 다소 어렵다고 느끼는 청중이라 해도 충분히 친숙함을 느낄 수 있는 무대였다는 뜻이다.

 

작곡가 김삼곤의 오페라 '채선'의 '바라만 보는 사랑'과 '낙성가','님 그리워'를, 작곡가 지성호의 오페라 '논개'의 '흔들리는 진주성'과 '달아 높이 떠올라라','나를 놓아주세요'는 단순한 편곡을 넘어서 국악과 양악의 새로운 조화를 보여준 '음악적 주석서'나 다름 없었다. '흔들리는 진주성'은 방수미씨(국립창극단 단원)의 판소리에 소프라노 문자희씨와 테너 박동일씨의 화음, 아쟁 연주로 긴장감이 극대화됐다. 특히 테너 박동일씨는 목발을 짚고 나오면서도 흔들림 없이 우리에게 말을 건네듯 노래했다. 방씨의 판소리가 오케스트라 연주에 묻혀 아쉬움을 남겼지만, 새로운 조화를 드러내기에는 부족함은 없었다.

 

마지막 곡'도라지'는 이날 무대의 백미였다. 마지막 음의 여운이 사라질 때까지 청중들은 이들의 무대에 깊이 몰입하는 모습이었다. 연주가 끝나고 열광하는 청중을 위해 클나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또다른 주제와 변주'아리랑'을 내놓아 청중의 환호에 답했다.

 

50여 명으로 구성된 클나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단원들은 각각의 작품을 자신만의 음악으로 소화해내며 청중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국악과 양악의 새로운 조화를 시도한 참신한 프로그램과 청중을 배려한 사려 깊은 선곡, 클나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뛰어난 연주가 돋보인 이번 공연은 클래식의 밝은 미래를 보여준 특별한 무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