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립미술관 서울관 개관 1주년 결산

기대와 우려속, 5만여명 다녀갔다

지난해 열린 도립미술관 서울관 개관식에서 서양화가 유휴열씨가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desk@jjan.kr)

도립미술관(관장 이흥재) 서울관이 개관 1년을 맞으면서 그간의 성과와 향후 과제가 도내 미술인들 사이에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다.

 

개관때부터 팽팽한 찬반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도립미술관 서울관은 운영한지 1년이 넘어서면서 "전북 미술의 지평을 넓히는 계기가 됐다"는 우호적 여론이 우세한 가운데, 일부에서는 "서울까지 가서 지역작가의 한계를 굳이 드러낼 필요가 있느냐"는 비판적 시각도 없지 않다.

 

이달로 개관 1주를 맞은 도립미술관 서울관의 현 주소를 점검해 봤다.

 

서울시 종로구 관훈동 인사아트센터에 있는 도립미술관 서울관은 지난해 5월 6일 공식 개관했다.

 

지금까지 기획전 5회, 대관전 22회 등 총 27차례에 걸쳐 398명의 작가가 참여, 1033점을 전시한 바 있다.

 

지하1층 396㎡ 규모로 보증금 7억5000만원에 월 임대료 1100만원을 내고 있다.

 

개관 원년인 지난해 준비미흡과 홍보 부족으로 인해 작품판매가 많지 않았다.

 

고작 10점이 판매돼 2090만원의 판매금액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들어서는 아직 5개월이 채 지나지 않은 현재 54점이 팔려 판매금액은 2억2270만원에 달한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는 연말까지 최소 5억원 이상의 판매실적이 기대된다.

 

이흥재 관장은 "보증금은 돌려받는 것이기 때문에 1년 임대료는 1억3,200만원 가량"이라면서 "임대료 대비 약 5배에 가까운 판매 실적을 올려 지역작가에게 적지 않은 수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작품 판매가 급증하는 것은 도내 일부 수준급 작가들의 수준이 전국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는데다, 출향인 관람객들이 지역미술에 대한 지원의 일환으로 작품 구입을 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도립미술관에 따르면, 서울관 전시를 통해 1000만원 이상의 작품 판매액을 기록한 작가는 모두 6명이다.

 

강정진 작가가 1억3700만원으로 가장 많고, 유휴열 작가 3000만원, 이경욱 작가 1600만원, 송만규 작가 1500만원, 김도영 작가 1140만원, 김용수 작가 1040만원 등이다.

 

서울관에서 기획전시한 작가중에는 국내외 미술관과 갤러리의 초대를 받아 전시할 기회를 확보한 경우도 있어 장기적으로 서울관이 도내 작가의 수도권 및 해외 진출 창구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이홍규,김철규,차주영,박성수 등 4명의 작가가 국내 미술관에서 초대를 받았고, 임희성,김원용 작가는 뉴욕에, 하지혜, 최영희 작가는 홍콩 옥션에 초대받는 행운을 안았다.

 

서울지역 전시관은 그동안 비싼 임대료, 지역 작가에 대한 경시 풍조가 겹치면서 도내 작가들의 수도권 작품 전시가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었으나, 서울관이 개관하면서 지역작가들이 차츰 수도권으로 진출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일주일 기준 도립미술관 서울관의 대관료가 100만원인 반면, 서울 소재 갤러리는 550만원 이상이어서 지역작가에 대한 간접적 지원 효과가 크다.

 

모악산 인근에 있는 도립미술관 관람객이 연간 20만명 가량인데, 규모가 비교할 수 없이 작은 서울관엔 5만명이 찾는 것도 고무적인 현상이다.

 

평일에는 200~300명, 주말이나 휴일엔 1,500명 가량이 서울관을 찾으면서 서울관이 타지역 작가들과 경쟁하고 교류하는 장으로 기능한다는 평가도 있다.

 

서울관 운영을 통해 전북 미술이 미술계의 변방에서 중심으로 활동 영역이 확장될 수 있도록 하는 성과를 창출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서울관은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

 

우선 도내 작가들의 안정된 수입원 확보가 급선무여서 이들이 보다 폭넓게 서울 전시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또한 전북 출신으로 수도권이나 다른 지역에서 활동 중인 작가들의 지역미술에 대한 관심과 자부심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이들이 각종 개인전이나 기획전에 참여할 수 있는 방안 마련도 시급하다.

 

차츰 지평을 넓혀 서울관이 도내에 거주하는 몇몇 작가들의 배타적 공간에 머물지 않고 서울 지역 유명 작가들의 참여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외연을 넓혀야 한다는 점도 가장 중요한 과제의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