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국립전주박물관 특집전 '절개의 상징, 사군자'

최석환 作 '국화'. (desk@jjan.kr)

매화(梅)는 눈 속에서 꽃망울을 터뜨려 방향을 찬바람에 실어 보낸다.

 

난초(蘭)는 돌틈에 뿌리박고 척박하게 살아가나 사시사철 맑은 향기를 낸다.

 

국화(菊) 는 서리 내린 가을에 홀로 피어 오상고절을 자랑한다.

 

대나무(竹)는 속은 비어있되 껍질이 단단해 겨울에도 푸름을 잃지 않는다.

 

옛 문사들은 매화의 '아치고절'과 난초의 '외유내강', 국화의 '오상고절', 대나무의 '세한고절'을

 

선비의 최고 덕목으로 삼아 시화로 예찬했다.

 

국립전주박물관(관장 곽동석)이 미술실 특집전 '절개의 상징, 사군자'를 연다.

 

석파 이하응씨(1820~1898)는 세도정치의 그늘 아래 비루한 삶을 살아도 꺾이지 않는 정신을 '난초'에 담았다.

 

독립운동가로 13년간 옥고를 치른 긍석 김진만씨(1876~1934)의 '매화'는 암울했던 일제 강점기에도 변치 않는 민족혼을 드러낸다.

 

염재 송태희씨(1872~1941)의 '대나무'에는 민족교육에 앞장섰던 삶을 엿볼 수 있다.

 

곽동석 관장은 "사군자는 단순히 잘 그린다고 되는 게 아니라 선비의 정신세계가 드러나야 하는데 그 선비정신의 발현이라는 점에서 의미있는 전시"라고 했다.

 

▲'절개의 상징, 사군자' = 9월25일까지 국립전주박물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