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나 평가전 관전 포인트는

지동원(20·전남)이 축구 대표팀 은퇴를 선언한박지성(30·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빈자리를 메울 수 있을까. 7일 밤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한국과 가나의 평가전에서 가장 관심이 가는 대목이다.

 

조광래 감독은 지난 1월 아시안컵을 끝으로 대표팀 유니폼을 반납한 박지성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그동안 다양한 실험을 해왔다.

 

2월 터키와의 평가전에는 구자철(22·볼프스부르크), 3월 온두라스전에는 김보경(22·세레소오사카), 3일 세르비아를 상대로는 이근호(26·감바오사카)를 박지성이 뛰었던 왼쪽 날개 자리에 투입했다.

 

이날 가나전에는 지동원이 왼쪽 날개를 맡아 '박지성 후계자'가 될 가능성을 시험한다.

 

조 감독은 5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훈련을 마친 뒤 "(박)지성이가 뛸 때도 보조 스트라이커 역할을 잘 해줬다"며 "최전방 공격수와 자리도 바꿔가며 역할을 해줄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지동원이 최전방을 맡는 박주영(26·AS모나코)과 얼마나 호흡을 잘 맞추느냐에 따라 왼쪽 날개의 주인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박지성·이영표 빈자리는 누가 = 1월 아시안컵을 끝으로 박지성과 이영표(34·알힐랄)가 대표팀을 떠나면서 두 사람의 공백을 메우는 것이 한국 축구의 시급한과제가 됐다.

 

이영표의 후계자는 3일 세르비아전을 계기로 김영권(21·오미야)이 급부상했다.

 

이영표가 붙박이로 맡던 왼쪽 수비수로 출전한 김영권은 수비는 물론 공격에서도 1골, 1도움의 맹활약을 펼치며 합격점을 받았다.

 

실점하는 장면에서 공 처리가 확실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있긴 했지만, 그의 발전 가능성 보여주는 데 부족함이 없는 플레이를 펼쳤다는 평을 들었다.

 

그러나 박지성 자리를 맡을 적임자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박지성은 은퇴하면서 김보경을 자신의 후계자로 지목했고, 조광래 감독은 구자철에 무게감을 뒀지만, 아직 무릎을 탁 칠 정도는 아니다.

 

이 때문에 가나와의 평가전에 선발로 나설 지동원과 교체 투입이 예정된 구자철이 다시 한 번 시험대에 오르게 된다.

 

김보경은 박지성 자리보다는 이청용의 교체 요원으로 투입될 가능성이 크다.

 

◇ 박주영 '결혼 축포' 도전 = 대표팀 주장인 박주영은 12일 결혼을 앞둔 '예비신랑'이다.

 

1월 아시안컵 이후 대표팀 주장 완장을 찬 박주영은 최근 온두라스, 세르비아전에서 두 경기 연속 골을 터뜨리며 물오른 득점 감각을 뽐내고 있다.

 

A매치 통산 51경기에 나와 17골을 넣고 있는 박주영이 가나전에서도 득점포를 쏘아 올리며 세 경기 연속 골에 성공한다면 그 의미는 작지 않다.

 

무엇보다 결혼을 앞두고 자신에게 좋은 선물이 될 수 있고 소속팀 AS모나코가 다음 시즌 2부 리그로 떨어져 이적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유럽 클럽팀들에 강한 인상을 심어주게 된다.

 

스타드 렌, 릴, 파리 생제르맹 등 프랑스 팀들은 물론 리버풀, 토트넘, 아스톤빌라, 볼턴 등 잉글랜드 클럽들도 관심을 보이는 상황에서 아프리카의 '강호' 가나를 상대로 득점포를 터뜨린다면 박주영에게는 금상첨화다.

 

동료 선수들이 골을 넣고 나서 '캡틴'의 결혼 축하 세리머니를 할지도 관심사다.

 

◇ 이청용 '골 맛' 볼까 = 지난해 남아공 월드컵에서 두 골을 넣으며 한국의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에 큰 몫을 담당했던 이청용은 이후 대표팀에서 좀처럼 골 맛을 보지 못하고 있다.

 

조광래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이후 11경기에 출전했지만 한 골도 넣지못했다.

 

기회를 잡고도 동료에게 양보하느라 득점을 올리지 못한 장면도 있었고 과감한 슈팅을 시도했을 때는 골키퍼에 막히거나 골문을 빗나가 땅을 쳤다.

 

이청용의 마지막 대표팀 득점은 지난해 6월 남아공 월드컵 16강전 우루과이와의 경기 때였다.

 

이청용이 1년 만에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멋진 골 세리머니를 선보일 수 있을지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