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료 직전 결승골, 구자철이 끝냈다

조광래호, 가나와 평가전 2대 1 '짜릿한 승리'

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5년 10개월만에 한국-가나의 축구대표팀 평가전이 열린 가운데 경기장을 가득매운 4만 3000여명의 관중들이 경기시작과 함께 열띤 응원을 펼치고 있다. 추성수(chss78@jjan.kr)

2002 한·일 월드컵의 재현이었다. 전주 월드컵경기장은 4만여 '붉은 악마'들의 '대-한-민-국' 함성으로 가득 찼고, 태극전사들은 승리로 보답했다.

 

우리나라가 7일 오후 8시 전주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프리카의 강호' 가나와의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에서 2-1로 이겼다. 이로써 우리나라의 가나와의 역대 전적은 2승2패로 동률을 이뤘다. 지난해 7월 돛을 올린 조광래호는 A매치 14경기에서 9승4무1패를 기록하며 순항을 이어갔다.

 

전반전은 주장 박주영(26·AS 모나코)의 발에서 시작됐다. 우리나라는 전반 2분 지동원(20·전남)이 아크 정면에서 중거리슛을 시도하는 등 가나를 압박했다.

 

선제골은 한국이 기록했다. 전반 10분 기성용(22·셀틱)의 코너킥을 지동원(20·전남)이 머리로 받아 넣었다. 가나의 '국민 골키퍼' 리차드 킹슨(33·무소속)조차 속수무책이었다. 위기는 곧바로 찾아 왔다. 전반 15분 가나에 페널티킥을 내준 것. 아사모아 기안(26·선덜랜드)이 찼고, 문지기 정성룡(26·수원)은 왼쪽으로 쓰러지면서 잘 막아냈다.

 

가나 대표팀은 이번 경기에 마이클 에시엔(29·첼시), 안드레 아예우(22·마르세유), 조나단 멘사(21·선덜랜드) 등 주전 선수가 빠진 1.5진급이 나섰지만, 아사모아 기안, 설리 문타리(27·이상 선덜랜드), 도미닉 아디이야(22·AC 밀란) 등의 실력은 만만찮았다. 도미닉 아디이야는 2009년 20세 이하 FIFA 월드컵 득점왕이고, 아사모아 기안은 2006년 10월 한국전 당시 2골을 터트린 주인공이다.

 

가나는 개인기가 뛰어난 설리 문타리와 아사모아 기안을 앞세워 우리나라 골문을 부지런히 두드렸지만, 정성룡의 선방에 번번이 가로막혔다. 전반 41분엔 기성용(22·셀틱)이 가나 골키퍼가 골대를 비운 것을 보고 센터 서클 오른편에서 슈팅을 때렸지만, 아쉽게 골대 위 그물에 떨어졌다.

 

후반전에 들어선 가나는 코뿔소처럼 우리나라를 사납게 몰아 붙였다. 결국 후반 17분 설리 문타리의 어시스트를 받은 아사모아 기안이 기어이 동점골을 터트렸다. 앞서 후반 14분 박주영이 찬 중거리슛이 상대 오른쪽 골 포스트를 맞은 게 뼈아팠다. 박주영은 후반 33분에도 페널티 에어리어 안쪽에서 골키퍼와 1대 1 상황에서 헛발질을 했다.

 

무승부로 막을 내릴 것 같던 경기 막판, 기적이 일어났다. 후반 45분 남태희(20·발랑시엔FC)의 크로스를 받은 지동원의 헤딩슛이 골키퍼에 맞고 튕겨 나오자 후반 교체 투입된 구자철(22·볼프스부르크)이 가볍게 차 넣은 것이다. 역전골이자 이날 결승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