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립미술관(관장 이흥재) 서울관은 15일부터 21일까지 일주일간 '우상호 개인전'을 개최한다.
우상호 작가는 서울대학교 서양화과와 중국 북경 중앙미술학원을 졸업했다. 인사아트센터, 갤러리 이앙 등에서 개인전을 11회 가졌고, vergil전 - 라디오코리아 도산홀(L.A,미국)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12번째 개인전이다. 이번 전시에는 일상 생활에서 채집된 여러 소재를 그린 작품들이 소개된다. 그가 거닐며 보았던 풍경과 작업실 풍경, 그리고 주변에서 접한 여러 사물들이 그림 안으로 들어왔다. 작업실에 놓인 책장과 그 안에 꽂힌 책들, 작가와 인연을 맺어 읽은 행간을 간직한 책들을 그렸고 광산박물관에서 본 옛날 자동차의 차체를 그리는가 하면 마트를 채운 라면과 온갖 물건들도 그렸다. 우상호 작가는 "모든 것은 어떤 원인의 결과로서 존재하며, 따라서 마음이라든가 의식 또한 그 이전 순간의 결과로서 존재하게 될 뿐"이라고 강조한다.
동양의 전통 수묵의 대비를 연상시키는 작가의 작품들은 매우 어둡다. 빛에 의한 밝음과 어두움의 극명한 조화를 이룬다. 동양의 전통 수묵의 대비를 연상시킨다. 갈아내고 닦아서 사라진 부분은, 흔적으로 남겨져 하늘과 여백이 된다. 엷은 물감을 덧바르고 표면을 재차 거칠거나 고운 사포로 갈아내기를 수십 차례 반복 중첩한 일련의 그림들에서는 두툼한 물감 층이 이룬 물성과 함께 부드러우면서도 은은한 표면 질감이 감촉된다. 평면 안에서 무수한 시간의 흔적이 올라가 있고 노동의 흔적, 바닥으로 향해 치달아 가는 깊이에의 갈망 같은 것들이 복합적으로 선회하고 있다.
작가는 특히 자신의 삶에서 마주한 모든 것에서 힌트를 얻어간다. 그가 그림으로 보여주는 현재의 이미지 역시 지난 시간동안 행위의 결과와 그 쌓임으로 인해 비로소 가능한 것이다.
칠화 기법을 응용한 연마를 통한 그림을 보여주고, 강한 명함의 대비와 빛과 어두움의 세계, 평범하고 일상적인 것들의 비범함의 현전(現前)이 뒤섞이며 다가온다. 삶과 죽음, 지난 시간과 현재의 시간이 한 자리에 어우러져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