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도 조국인 북한의 수도 평양에서다.
정대세는 15일 베트남 호찌민의 통낫 스타디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자선경기를 앞둔 소감을 밝혔다.
그는 "박지성 선수가 마련한 자선경기에 초대돼 기쁘다"며 "아이들이 축구 기술을 배우는 등 베트남 축구 환경이 개선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정대세는 제일 존경하는 선수인 박지성이 자선 대회를 여는 것을 보고 일종의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축구를 통해 남을 도울 수 있다는 생각이 그에게 큰 자극이 됐던 것이다.
정대세는 북한 축구 꿈나무들에게 희망을 주고 더 나아가 북한 축구의 발전을 위해 자신의 이름을 딴 자선경기를 열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박지성은 물론 이청용과 기성용, 미우라 가즈요시 등 이번 자선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을 모두 초청하고 싶다는 바람도 덧붙였다.
북한 국적의 정대세는 재일교포의 설움을 딛고 보란 듯이 일본 프로축구 J리그에서 최고의 공격수로 활약했다.
북한 대표로 지난해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을 치른 정대세는 소속팀 가와사키 프론탈레를 떠나 독일 분데스리가 2부리그 보훔에 둥지를 틀었다.
올 시즌 리그 25경기에 출전해 팀 내 최다인 10골(3도움)을 터트린 정대세는 그러나 시즌 도중 목등뼈를 다치는 불운을 겪었다.
시즌을 마치고는 무릎 수술을 받아 이번 자선경기 때에도 그라운드엔 설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수술 이후 휴식이 필요했지만 정대세는 자신의 '롤 모델'이었던 박지성의 부름에 아픈 몸을 이끌고 일본에서 냉큼 달려왔다.
정대세의 최종 목표는 다름아닌 박지성이 뛰고 있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입단이다.
그는 "내가 제일 존경하는 박지성과 함께 맨유에서 뛰는 게 꿈"이라면서 "맨유가 아니라면 잠시 훈련에 참가한 경험이 있는 블랙번도 가보고 싶은 팀"이라고 말했다.
또 이번 행사에 참가한 미우라처럼 나이가 마흔을 넘어도 끝까지 선수생활을 이어가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