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당인 조경묘와 묘자리 조경단은 왕권 강화를 위한 특단의 방안이었다.'
영조는 1771년(47년) 전주 이씨의 시조 이한공 부부의 위패를 모신 곳에 사당인 조경묘를 세웠다. 영조는 조선왕실의 뿌리를 강화해 왕실의 권위를 높이고자 조경묘 창건을 감행했다. 이로 인해 전주는 조선왕조 시조의 모태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고종은 1899년 이 한의 묘자리로 추정되는 곳에 조경단을 쌓고 '대한조경단비'를 세웠다. 시조 묘역을 성역화 해 왕권을 강화할 '상징'이 필요했던 것이다.
전주역사박물관(관장 이동희)과 (사)한국박물관협회(회장 전보삼)가 주관해 조경묘 창건 240주년을 맞아 첫 특별전'조선왕실의 뿌리, 조경묘와 조경단'을 연다. (사)한국박물관협회의 기획재정부 복권기금을 받은 이번 전시는 전북대박물관(관장 김승옥), 삼척시립박물관(관장 김태수), 예수병원의학박물관(관장 장영택), 금구원야외조각미술관(관장 김오성)과 함께 마련했다. 다문화가정과 같은 문화소외계층을 대상으로 한 체험 프로그램(족보 만들기·전시활동지 풀이)도 함께 진행된다.
전시는 조선왕실의 시조와 가계·조선건국과 이성계, 조경묘 건립과 구조·조경묘 제례와 수호·마지막 황녀 이문용, 조경단 건립과 구조·조경단 제례와 수호 등으로 이뤄진다. 대표 유물에는 조경단 조성의 근거로 추정되는 조경단 지석, 영조가 조경묘를 세운 경위를 기록한 책'어제수덕전편', 조경단 관리·운영에 소요된 비용을 기록한 문서'조경단역비 명세서', 완경과 급제자에게 내린 '영조어필', 조선왕실의 족보'선원계보기략' 등을 들 수 있다. 실물 크기(4m)로 제작한 조경단비와 조경묘 감실, 조경묘 홍살문과 하마비 등을 설치해 실제 조경묘를 보는 것처럼 느끼도록 구성했다. 왕의 조상들이 살던 신성한 곳에서는 채석과 벌목을 금한다는 비석'자만동금표'를 전주에서만 볼 수 있는 돌에 복제해 전시도 한다.
이동희 관장은 "조경단과 조경묘의 '조경(肇慶)'은 '경사스러움이 시작된 곳'이라는 뜻이 담긴 조선왕실 발상지, 전주의 현재적 의미를 갖는 유물"이라며 "전주 시민뿐만 아니라 타지역 관광객도 출입이 금지 돼 접할 수 없었던 귀한 유물을 통해 조선왕실의 뿌리를 엿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정병국)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 오광수)가 주최하고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 전주이씨 대동종약원(회장 이광재)이 후원했다.
▲ 조경묘 창건 240주년 특별전'조선왕실의 뿌리, 조경묘와 조경단' = 8월1일~10월3일 전주어진박물관 기획전시실. 개막식 8월1일 오후 2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