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닥공'(닥치고 공격)이 J리그 '닥공'을 이겼다.
전북 현대(감독 최강희)가 2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일본 세레소 오사카(감독 레비 쿨피)와의 '2011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서 오버 해트트릭(over hat trick·4골)을 기록한 '라이언킹' 이동국(32)의 활약을 앞세워 6-1 대승을 거뒀다.
앞서 지난 14일 8강 1차 원정 경기에서 세레소 오사카에 3-4 역전패한 전북은 이날 승리로 AFC 챔피언스리그 4강행(行)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날 '외나무다리'에서 만난 두 팀은 시작부터 양보 따윈 없었다. 공을 잡으면 무조건 상대 골문으로 돌진했다.
초반은 전북이 운이 안 따랐다. 전반 12분 조성환(29)이 찬 공이 세레소 오사카의 골망을 흔들었지만, 심판은 오프사이드 반칙을 선언, 노골(no goal)이 된 것.
시종 팽팽히 이어지던 '시소게임'은 전북 '브라질 듀오'가 무너뜨렸다. 전반 30분 루이스(30)가 세레소 페널티 에어리어 중앙 바깥에서 상대 수비수의 공을 빼앗아 문전에 있던 에닝요(30)에게 패스했고, 에닝요가 그대로 세레소 골망을 갈랐다. 세레소 한국인 골키퍼 김진현(24)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첫 골 이후 주도권은 완전히 전북이 잡았다. 8강 1차전에서 2골을 터트리고도 패배를 맛본 이동국은 전반 추가 시간에 정훈(26)이 오른쪽에서 띄운 공을 받아 헤딩슛을 시도하며 몸을 풀었다.
이날 2골 차 이상으로 이겨야 4강에 진출할 수 있는 전북은 후반 시작하자마자 세레소를 더 거세게 몰아붙였다. 루이스는 센터 서클부터 적진으로 치고 들어가다 오른쪽에 있던 에닝요에게 줬고, 에닝요의 패스를 받은 이동국의 슛은 무위에 그쳤다.
독이 바짝 오른 이동국은 후반 2분 에닝요가 왼쪽에서 띄운 코너킥을 머리로 가볍게 받아 넣으며 자신의 첫 골이자 이날 2번째 골을 기록했다.
이동국의 골 집중력은 무서웠다. 후반 9분 페널티 에어리어 근처에서 강하게 슈팅을 때려 2번째 골을 넣더니 후반 18분에는 서정진(22)이 오른쪽에서 띄워준 공을 땅볼로 차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후반 30분에는 김동찬(25)이 전북에 5번째 골을 안겼다. 이동국은 후반 45분 세레소 수비진이 우왕좌왕하는 사이 이날 자신의 4번째 골이자 쐐기골을 박았다.
세레소는 후반 26분 코마츠 루이(28)가 1골을 넣은 게 전부였다.
전북의 4강전 상대는 FC서울과의 8강 1, 2차전 합계에서 2-3을 기록하며 골득실에서 앞선 알 이티하드(사우디아라비아)로, 다음달 19일과 26일 1·2차전이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