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러운 곡선 살아있는 여체의 미학

조각가 김오성씨 닷섯번째 개인전 부안 금구원 야외조각미술관서

"할 수만 있다면 더 크게 하고 싶죠. 모든 작가들의 욕망 아닌가요 ? 작은 작품으로도 훌륭한 전시를 하는 이들도 많지만, 아무래도 덩어리가 크면은 더 오래 보존할 수 있으니까요. 주변을 제압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김오성(66)씨가 연 다섯번째 개인전'2011 김오성 조각전'. 1년 365일 중 300일 이상 부안군 변산면에 있는 금구원 야외조각미술관에 틀어박혀 작업해온 그가 내놓은 것은'분수령의 변명'이다.

 

1986년 처음 제작된 '분수령'은 부드러운 곡선이 살아있는 여체를 담은 것. 이는 당시 한국은행에 설치되면서 일본 언론에도 대서특필됐다. 이번 개인전에 유일하게 내놓은 '분수령'의 여섯번째 연작'분수령의 변명'엔 팔이 없다. "실수로 손가락을 잘랐다"는 그는 "밀로의 비너스를 떠올리면서 단순한 미학을 통해 강렬한 느낌을 전달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오른쪽 무릎을 앞으로 내민 여체는 원근감을 더 잘 보여주는 게 특징.

 

권태와 매너리즘에 빠질 법도 하지만, 그는 독보적인 성실함으로 자기 갱신을 거듭하는 조각가라는 신뢰를 받고 있다. 전시기간은 30일까지. '분수령의 변명'은 금구원 야외조각미술관에 내놓은 또다른 작품 100여 점과 함께 상설 전시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