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악 작가로 더 잘 알려진 홍 교수가 성화 작업에 몰두하게 것은 교수 퇴임 후 2000년부터 전주 인후동 성당 사목회장직을 맡으면서부터. 두터운 신심을 바탕으로, 성화 작업을 위해 성경을 꼼꼼히 읽고 국내외 자료수집을 벌이며 성화작업에만 몰두했다.
"성화 작업을 할 때는 다른 그림을 그리지 못합니다. 목표에 집중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는 5년간 성화에만 매달렸고, 그렇게 해서 탄생한 성화 작품 10여점들이 인후동 성당(7점)과 우아동 성당, 정읍 태인 성당, 미국 산호세 한인 성당 등에 봉정됐다. 성당에 걸리는 그림이기에 작품 크기도 200호가 넘는 대작들이다.
한국예술원 회원인 최종태씨는 특히 홍 교수가 그린 가로 10미터, 세로 4미터 크기의 '최후의 만찬도'(인후동 성당 제대 윗면에 설치)는 한국 가톨릭교회 미술사에서도 특기할 만한 역작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 한 성당이 한 예술가의 그림으로 가득히 꾸며진 예는 세계에서도 드문 경우며, 한국적인 성화 미술의 예술화에 갖은 정성을 다해 교회미술의 토착화와 성당의 위격을 높이는 데 홍 교수가 크게 기여했다고 덧붙였다.
그의 성화작품으로 신약 성화인 '성탄' '수난' '부활' 그림과, 구약 성화인 '아브라함이 이사악을 제물로 바치다''홍해의 기적' '십계' 등의 작품이 있다. 1958년 서울대 미술대학 회화과를 졸업한 후 전주교대에서 38년간 교수로 봉직한 홍 교수는 15회의 개인전을 가졌으며, 국전 4회 입선·전라북도 문화상·공로상·예술상, 목정문화상 등을 수상했다.
우리 소리의 원류로 여겨온 농악 관련 그림에 대해 여전히 애정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 그는 8순때 개인전을 열 계획이라고 했다. 시상식은 오는 17일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