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어 전주서 만나는 '시간 여행'

송수미씨 개인전, 27일까지 교동아트스튜디오

▲ 송수미 作 '나눌 수 있는 호흡'.

22일 오후 6시 전주교동아트스튜디오에서는 섬유공예가 송수미(47)씨의 개인전 '나눌 수 있는 호흡'이 열리고 있었다. 작가와 오랜 친분이 있는 이광진 원광대 교수가 전시장에 들어서더니 한 마디 툭 던졌다. "이것을 섬유공예로 봐야 하느냐"는 것. 장르간 경계가 사라지는 최근의 추세를 감안하더라도 섬유공예가였던 작가의 시선은 멀리 와 있는 듯 보였다. 작가 스스로도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에서 전시할 때, 누군가 저를 설치미술가라고 소개하더라"고 기억하면서 "굳이 구분해야 한다면, 지금으로선 설치미술가라는 호칭이 더 맞을 것 같다"고 했다.

 

그의 전시는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는다. 그의 어머니가 시집올 때 가져온 밥그릇·대야·재봉틀 등과 아버지와 수줍은 연애 시절의 사진이 천에 디지털 프린팅 됐고, 그 위에 나무막대기가 얹어졌다. 평범한 한 가족의 모습이 한국 근현대사를 살아온 이들의 모습과 겹쳐지면서 개인과 사회의 시간여행으로 안내한다.

 

 

 

그러나 작가의 가장 큰 고민은 다름 아닌 나무막대기를 적당한 위치에 놓는 것. "과거와 현재, 미래의 경계를 표현하고 싶었다"는 설명을 들으니 너무 튀지 않으면서 작품과 자연스레 녹아들게 하려는 작가의 고민이 이해가 갔다. 너무 쉽지도, 어렵지도 않으나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그의 전시는 27일까지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