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아…클래식…'일년 내내 성찬'

⑤민간 서양음악 단체 / 호남오페라단, 동정녀 부부 소재 창작 오페라 '누갈다' 전주 초연…클나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해설이 있는 음악회 등 다양한 기획 연주회 마련

▲ 호남오페라단.

호남오페라단(단장 조장남)과 클나무필하모닉오케스트라(단장 은희천·이하 클나무)에겐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서양음악의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전북에 오페라와 오케스트라 씨앗을 뿌리고 텃밭을 다진 단체를 이끌어왔다는 점. 지역에서 30년 가까이 잔뼈가 굵은 조장남 단장과 은희천 단장은 대학 교수에 안주하지 않고 자신의 재산을 털어가면서 단체를 이끌어올 정도로 애착 혹은 집착을 보였다. 이들은 결국 국악의 성지라고 불리는 전북에서 오페라와 오케스트라로 입지를 세웠다. 2013년엔 이들은 어떤 공연으로 도약하게 될까.

 

△ 전주 초연 뒤 내년 서울·로마까지 진출하는 창작 오페라'누갈다' 시도

 

지난해 동정부부로 살다간 순교한 이순이·유중철의 숭고한 이야기를 그린 창작 오페라'누갈다'가 깜짝 선보였다. '2012 세계순례대회'에 전주를 방문한 종교계 인사들을 위해 호남오페라단(단장 조장남)이 쇼케이스 형태로 준비한 것. 국내 천주교 전래 200년은 순교를 위한 희생의 시간에 가까웠기에 이들 부부가 보여준 숭고한 삶을 드라마틱한 이야기로 풀어내는 작업에 호남오페라단은 몇 년 전부터 탐을 냈다.

 

전국 최초로 우리 소리를 접목시킨 창작 오페라로 입지를 다진 호남오페라단은 종교콘텐츠에 오페라를 입힌 '누갈다'로 다시 앞서나간다. 천주교 전주교구·서울교구, 국립오페라단,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등은 물론 김홍승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까지 가세해 올해는 10월 전주에서, 내년에는 서울·이탈리아 로마에서 화려한 성찬을 올린다. 전주 초연은 10월18~20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

 

지난해부터 전북도의 공연장 상주단체 지원사업으로 각종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호남오페라단은 소극장 오페라의 인기 레퍼토리인 '흥부와 놀부'(5월) 외에도 연중 내내 청소년·주부를 위한 음악회와 다문화가정·새터민자녀를 대상으로 한 합창교실을 준비한다. 이탈리아 라스칼라 극장의 주역가수 초청 음악회와 결식아동 및 소년소녀가장을 위해 입장권 수익금을 전하는 사랑 나눔 콘서트도 기다리고 있다.

 

△ 깐깐한 오디션 역량 강화한 클나무 다양한 테마 주제 정기연주회 준비

 

지난 1월 클나무는 자체 오디션을 가졌다. 국내 최초로 단원(40명)들에게 월급을 주는 클나무는 세심하고 꼼꼼한 오디션을 진행, 최종 단계에서 2명이 고배를 마셨다. 은희천 단장은 "거의 매달 정기연주회를 열기 때문에 완성도 있는 연주가 가능한 이들로 다시 추렸다"고 평가했다.

 

정기연주회는 오케스트라의 음악적 해석 능력뿐만 아니라 기량을 가늠하는 척도. 가장 더운 7월만 제외하고 매달 한 번씩 꾸준한 정기연주회를 갖는 클나무는 첼로·플루트·클라리넷 협주곡의 밤(2월), 차세대 주자로 성장 가능성이 점쳐지는 독일 유학파 클라리넷 연주자인 한소희씨와의 신인 음악회(5월) 외에도 '천지창조'를 주제로 한 군산시립합창단과의 합동 연주회(3월)까지 숨가쁜 행보가 이어진다.

 

공교롭게도 클나무 역시 전북도의 공연장 상주단체 지원사업을 진행 중. 클래식 대중화를 위해 효과적인 승부수로 소극장 무대(원당문화센터)를 선택한 클나무는 연중 내내 크고 작은 음악회와 다른 지역 오케스트라와의 교류 음악회를 타진하고 있으며, 외국 지휘자와 대중 가수를 초청한 눈높이를 낮춘 기획 음악회 카드까지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