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뒤 먹을 섭렵해 동서양을 넘나드는 개성적인 작업을 하고 있는 표인부(43)씨가 개인전을 열고 있다. 다음달 18일까지 완주 오스갤러리(대표 전해갑)와 전북대 내 오스스퀘어, 전주 한옥마을 내 교동오스가 기획한 'Estranged Vista : 쓸쓸한 풍경'을 통해서다.
이번 기획전에서는 보다 깊어진 화폭의 풍경 30여 점과 함께 기존의 흑과 백만 사용했던 무채색 작품에서 벗어나 컬러 한지의 색감을 이용한 최신작도 선보이고 있다.
"사물을 닮게 하려고 하면 할수록 사물 본질과는 상관없이 닮게 하려는 의지만 남아서 그것에 매몰되고 만다"는 그는 사물의 구체적 형상 재현을 거부한다. 이는 유행에 따른 민감한 변화, 자극적이고 즉물적인 것들을 쫓는 현대의 이중적 삶에 대한 작가 자신의 회의에서 시작된 것.
작업 방법 또한 색을 칠한 뒤 먹을 입히고, 형상을 그렸다가 다시 지우는 방식을 반복해 대상을 재현하기 보다는 형상을 포기하고 해체한다. 사물의 본질에 근접하려는 작가의 의도된 행위다.
장지 위에 먹의 물성을 활용하면서도 아크릴 물감을 접목시켜 장르의 경계를 넘나든다는 점에서 그의 작품은 동양화 같기도 하고 서양화 같기도 하다. 조선대 미술대 회화과 서양화를 졸업한 그는 중국 남경예술대에서 석사과정을 졸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