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앗에서 결실까지' 삶의 여정 화폭에

유기종 개인전, 오늘부터 도립미술관 서울관

'생명을 품은 씨앗은 점의 형태를 벗고 생명의 여정을 시작해 근원의 출발인 점과 결실의 점 사이를 여행한다.' 씨앗의 발아 과정을 삶의 여정에 비유해 작품화 한 발상이 흥미롭다. 한국화가 유기종씨(45)의 6번째 개인전 'Seed-점의 기록'이다(27일부터 3월 4일까지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

 

유씨는 이번 개인전을 통해 씨앗의 실제 이미지를 사용하지 않는 대신 한지를 이용해 개화부터 결실까지를 보여주는 씨앗을 만들고 이를 사진으로 전시하는 방식을 택했다. 씨앗-싹-꽃-결실까지 모든 순간순간이 하나의 점이라고 생각하는 그는 이 점들의 연결 과정이 삶의 여정이라고 생각한다.

 

"과실을 맺는 절정의 순간은 일련의 과정이 축적된 결과물"이라고 말한 그는 점들의 연결과정을 담담히 사진에 담아냈다. 그가 하나의 점들을 직접 제작하고 이 순간을 사진에 담는 이유는 겉으로 드러난 결과로 인간을 쉽게 예단해 버리는 것을 경계하려는 것.

 

"결과만 보고 세상을 판단하는 한 인간은 발아하지 못한 화석 안에 갇힌 씨앗과도 같지 않을까"라는 물음 속에 그는 삶의 여정 자체에 의미를 부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