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는 못 생긴 공주 시집 보내기를 다룬 것으로 다소 뻔했다. 국립합창단이 창작칸타타로 풀어냈던 '아! 결혼'이 따분했다면, 대사를 덧대고 극이 자연스럽게 연결하면서 재미가 더하려고 한 것이 특징.
공연은 곡식이 넘쳐 남부러울 것 없이 지내는 궐 안 사람들이 '태평성대'를 부르며 못생겨 시집 못가는 공주를 걱정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어쩐지 연기는 어색하지만 공주와 이도령이 애틋한 사랑을 고백하는 아리아·이중창, 공주가 예쁘다는 헛소문을 믿고 자존심이 상한 이웃왕자의 아리아, 웃지 못하는 불치병에 걸린 공주를 걱정하는 합창 등이 호소력 있게 이어졌으나 시립교향악단 음악에 간간히 아리아가 묻혔다.
곳곳에 등장하는 시립극단 배우들의 감칠맛 나는 연기력은 콜라처럼 톡톡 튀며 재미를 선물했으나 호불호가 엇갈렸다. 시립극단이 공주를 웃기게 하기 위해 개 쇼를 접목시켜 웃음을 선물한 장면은 젊은 세대들이 두 손 들고 환영할 수 있겠으나, 완고한 애호가들은 '산토끼의 반대말'의 장면과 같이 '합창의, 합창에 의한, 합창을 위한' 스타일로 재미를 줘야 한다고 판단해서다.
'아! 결혼'은 이렇듯 개방성과 유연함을 아우르기 위해 노력하면서 작품 본연의 특징과 개성 있는 각색 사이에서 열심히 줄타기를 한 작품. 그러나 연기·노래가 힘을 합쳤는데 합창만으로 준 감동보다는 덜했다. 그럼에도 천편일률적인 음악극에서 전주시립예술단의 팀워크를 분명하게 끄집어내는 지휘자와 연출가의 노고는 박수 받을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