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재주 보다는 소리의 본질에 주목"

'어매 아리랑' 송재영 도립국악원 창극단장

송재영 전북도립국악원 창극단장(53)에게 어머니는 두 분이다. 그를 낳아주신 어머니와 소릿길을 열어준 이제는 어머니로 모시는 이일주 명창. 그는 "이일주 선생님은 제자를 아끼면서도 호되게 야단친 마지막 스승이자 어머니"라고 했다. 본래 비사벌예고에서 그림을 전공하다 이일주 명창을 만나 뒤늦게 소릿길을 걷게 된 그는 이젠 지역에서 손꼽는 귀한 남자 명창이다.

 

소리판에 여성들이 많아지고 소리 역시 기교적이고 장식적으로 변했지만, 소리의 본질은 호방함. 그는 "그동안 여러 공연을 통해 잔재주를 부리는 무대를 많이 봐왔으나 무엇보다도 소리가 중심이 돼야 한다. 명창의 소리가 모든 것을 말해준다"고 이야기해왔다.

 

30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올리는 창작창극'어매 아리랑'은 전통 판소리의 대중화를 위한 행보. 그는 "단단한 소리를 바탕에 두고 국립창극단 출신 배우에게 연기력 지도까지 받게 하는 등 열성을 들였다"고 했다. 극의 유일한 변칙은 음악. 시대적 해석을 음악을 통해 표출하기 위해 곡을 새롭게 편곡했고 창극이라 하더라도 쉽사리 시도하지 못하는 악극단 선율이 그대로 흘러나오는 장면까지 넣어 완성도를 높였다. 창작창극은 분명 현대적 변주가 가능하지만, '쉬운 파격'이 아니라 '어려운 정도'를 택한 제작진의 진정성이 느껴지는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