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미술계의 찬반 논란 속에 지난해에 이어 추진되던 '2013 세계미술거장전(이하 거장전)'이 결국 취소됐다. 그간 촉박한 전시 준비기간, 예산 미확보 등의 문제로 지난해 전시와 비교해 차별화된 기획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우려를 샀던 거장전은 내년 하반기에 다시 추진될 예정이다.
전북도립미술관 이흥재 관장은 28일 추경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오는 10월 개최 예정이던 '2013 세계미술거장전'이 취소됐다고 밝혔다.
이 관장은 "아쉽게도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올해는 전시를 열 수 없지만 내년에 좀 더 완성도 높은 기획으로 거장전을 준비하겠다"면서 "지난해 거장전에서 9억원의 수익을 냈다. 이 예산이 미술관에 재투자돼야 한다는 생각에서 이번 거장전을 통해 전례를 남기고 싶었다" 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인태 전북도 문화예술과장은 "지난해 거장전에서 발생한 9억원의 수입은 당연히 세입으로 잡아야 한다. 이 예산이 미술관에 재투자되는 것은 정책적으로 판단할 사안이다"면서 "올해 추경 예산을 편성하지 않은 것은 준비가 부족했다고 봤고 내년 거장전은 도립미술관이 제출하는 아이템을 보고 타당성 여부를 검토한 뒤 본예산 편성을 고려해보겠다"고 말했다.
앞서 도립미술관은 지난해 '나의 샤갈, 당신의 피카소'에 16만명의 관람객이 찾은 것에 힘입어 올해도 대형전시를 기획했다. 로댕, 부르델 등 지난해 거장전에 포함되지 않았던 서양 근대작품과 영국 YBA(Young British Artists)의 데미안 허스트 등 현대작가의 작품이 전시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난 4월 거장전의 방향성을 타진하기 위해 마련된 세미나에서 △전시 준비·인력 부족 △지역미술계 소외 △예산 확보 불투명 등의 문제점이 지적됐다. 이후 도민들의 문화예술 향유 지수를 더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는 기회라는 논리가 힘을 받기도 했지만 지역미술계의 반발은 계속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