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그러운 자연이 차려준 건강한 밥상 '자연음식문화원'

9기 주부 수료생 배출 / 화학조미료 사용 않고 제철 지역 식재료 요리

 

자연음식문화원(이사장 곽인순·원장 유지원)은 '맛없는 음식이 더 건강한 음식'이라고 강조해왔다. 자극적인 맛에 길들여진 현대인들의 미각을 둔감해진 탓이다. 이들이 내세운 건강 밥상 노하우는 자연음식으로 돌아가자는 것. 유지원 원장(46)이 말하는 '자연음식'은 "개념적으론 생명과 건강, 평화정신을 잇는 음식이고, 실제론 제철에 난 지역 식재료로 화학 조미료를 넣지 않고 조리하는 음식"이다.

 

"'자연음식'은 나 혼자 잘 먹고 잘 사는 음식이 아니라는 겁니다. 더불어 건강하고 평화롭게 살 수 있게 하는 음식이죠. 채식이어야 할 거고, 그러자면 이 지역에서 생산된 제철음식이어야 할 겁니다."

 

실제로 자연음식문화원은 주부들을 대상으로 한 눈높이 요리 강좌를 진행하면서 시행착오를 겪었다. 이미 9기까지 수료생을 배출했으나 주최 측은 '절반의 성공'이라고 평가했다. 자극적인 인스턴트 입맛에 길들여진 가족들이 화학 조미료를 넣지 않은 맛에 익숙하지 않아 시행착오를 겪었던 것. 재료 고유의 풍미를 맛볼 수 있게 생으로 먹거나, 데치거나 쪄 내놨더니 "갈수록 맛만 더 없어진다"들어 주부들은 남편과 아이들을 설득하는 게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결국 가족의 식단은 주부 혼자 결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유 원장은 주말 가족들을 대상으로 '자연식 파티'를 열고 있다.

 

자연음식의 기본은 장(醬). 이제는 된장·고추장 등을 사다 쓰는 시대가 되다 보니 맛이 흐트러졌다고 봤다. 인공화학 조미료를 쓰지 않고서는 맛을 내지 못하다 보니 원재료 본연의 맛을 느끼지 못하게 됐다.

 

"우리 식탁에 진간장으로 대변되는 게 조선간장입니다. 하지만 조선간장은 일본에서 들여온 화학간장에 불과합니다. 콩에서 단백질을 분리해 화학적으로 만든 거죠. 다들 장을 만들지 않고 사다 쓰다 보니 이제 진간장 맛을 구분하는 일도 어렵게 됐어요."

 

유 원장은 사라지는 장독대 문화에도 유감을 표시했다. "우리 세대 어머니들이 돌아가시는 시점이 됐거든요. 손맛으로 이어져온 장맛을 전수받을 이들이 없다 보니 앞으로 우리 식탁은 누가 지킬까 하는 걱정이 생깁니다."

▲ 유지원 원장

불교라는 종교색이 덧씌워져 '자연음식'을 함께하는 이들이 적어질까 걱정한 회원들은 언제든 방문해달라고 당부했다. 식탁 개선 운동은 굳이 불교라는 명찰을 달 필요가 없다는 것. 유 원장은 자연음식문화원은 "소박한 사람들을 위한 소박한 음식을 만드는 것을 자상하게 도와주는 곳"이라면서 "향그러운 자연이 차려준 식탁을 즐길 것"을 권했다. 수만여 가지의 먹거리가 넘쳐나는 세상에 어찌보면 소박한 밥상은 우리에게 용기와 실천을 전제로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사람답게 사는 문제에 관한 화두와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