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립극단 '시집가는 날' 8·9일 덕진예술회관 공연

맹진사댁 결혼소동 웃음보 터질라

▲ 전주시립극단 기획공연 '시집가는 날 - 맹진사댁 경사' 연습 모습.
무남독녀 갑분이(국영숙 역)를 김판서댁에 시집 보내는 맹진사(최 균 역)의 유일한 꿈은 세도가의 곁불을 쬐는 것이다. 그런데 청천벽력같은 소문이 날아든다. 신랑 미언(이병옥 역)이 절름발이라는 것. 사돈댁의 곳간에 넋이 빠져 사윗감을 찬찬히 뜯어보지 못했던 맹진사의 속은 발칵 뒤집힌다.

 

전주시립극단이 제98회 기획 공연에 '시집가는 날 - 맹진사댁 경사'(상임연출 류경호·각색 최기우)를 올린다. 극작가 오영진의 탄탄한 시나리오는 특히 중·장년 관객들에게 잘 먹히나 '속이고 속는' 연극적 장치들로 세대를 불문한 관객들이 유쾌하고 통쾌한 웃음을 터뜨릴 듯.

 

피신시킨 갑분이를 대신해 입분이(홍자연 역)가 '가짜 갑분이'로 둔갑해 가까스로 치르게 되는 혼사. 갑분이를 연모했던 하인 삼돌이(안대원 역)의 우격다짐과 절름발이는 커녕 늠름한 사내로 등장하는 신랑의 모습은 또 다른 반전.

 

귀에 쏙쏙 박히는 대사를 맛깔난 연기로 버무리는 배우들과 전주시립국악단의 신명나는 전통음악이 어우러진 화려한 잔칫상을 차린다.

 

작품에서 등장하는 전통혼례의 모습은 교육적 가치도 있다. 신랑이 신부측에 파란 기러기를 전하고, 신부가 신랑에게 두 번 절하고, 신랑이 받아서 한 번 절하고, 술잔을 주고받는 장면이 그것이다.

 

극단마다 60년 넘게 올려온 이 작품은 보편성을 인정받으며 관객들을 만나왔다.

 

연출가 류경호씨는 "탈춤과 판소리 등이 대부분 해피 엔딩이듯 '시집가는 날'은 그 희극적 전통을 현대에 계승한 수작"이라고 평가했다.

 

공연은 8일 오후 3·7시, 9일 오후 3시 전주 덕진예술회관. 문의 063)275-1044. 010-3346-3979. art.jeonju.go.kr. 일반석 1만5000원, 청소년 1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