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로는 스페인 한국문화원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이번 전시에는 그동안 그가 전북의 산을 다니며 그린 수묵담채화 30여점이 나온다.
원근법을 배제하고 역원근법, 부감법 등을 통해 멀리 보이는 산을 두드러지게 표현함으로써 서양화가 담아내지 못하는 산의 신비로움을 전한다. 또 그가 사는 동네 어귀에서 순박한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나누는 이웃들의 모습을 그린 작품도 함께 선보인다.
정교한 붓을 이용해 그리는 한국화와는 달리 그는 서양화에서 사용하는 붓을 사용한다. 이는 그가 추구하는 철학과 맞닿아 있는 표현방법이다.
홍익대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그는 지난 90년대 초 서울 생활을 접고 귀향했다. 어렸을 적 아버지가 모아둔 민화 등 한국화에 영향을 받았던 그는 당시 유행하던 민중미술과 현대적 표현방법이 자신과 맞지 않았다고 판단했기 때문.
이후 자신과 맞는 그림을 연구하다 지난 2004년부터 전북의 산을 다니며 한국화를 그리기 시작했다.
그는 "서양화를 그리던 시절 주마간산이라는 말처럼 산의 겉모습만 표현했다. 하지만 산에 들어가 이런 저런 경험을 하면서 산이 주는 신비로움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홍익대 회화과를 졸업한 그는 다양한 주제로 한국화에 대한 실험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