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진문화재단(이사장 양상희·회장 김경곤)이 기획한 이번 공연은 퓨전이나 크로스오버로 전통이 소홀히 여겨지는 근래의 작업을 역행하는 것에 가깝다. 산조는 가야금, 정악은 대금처럼 뚜렷한 전통을 지닌 악기와 다른 해금은 궁중음악부터 무속음악까지 어디에도 빠지지 않는 '약방의 감초' 같은 악기다. 이를 두고 그는 "비교적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음정을 낼 수 있는 점이 매력적"이라고 했다.
궁중에서 잔치가 열렸을 때 연주된 가곡의 관악합주인 '경풍년', 가락과 리듬이 자유롭고 경쾌한 '염양춘', 다양한 조와 성음의 변화가 두드러진 '김영재류 해금산조', 알퐁스 도데의 '별'에서 영감을 받아 작곡된 해금 독주곡'별'(작곡 박경훈), 첼로 독주곡을 재편곡한 '밤은 잠들지 않는다'가 이어진다. 연주자로서 그가 성장한 지난 시간은, 해금이 폭발적인 사랑을 받은 기간과 겹친다. 그러나 전통음악에 더 욕심이 많은 그는 "해금이라는 악기를 통해 어디까지 대화를 나눌 수 있는가를 확인하고 싶다"고 말했다. 전북대 한국음악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한 그는 전주해금연주단 단원으로도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