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가 김도영씨(42)가 30일부터 다음달 11일까지 전주한지산업지원센터 2층 기획전시실에서 '長長夏日' 展을 연다.
이번 전시에서 그는 부감법을 응용해 한옥을 들여다본 작품 20여점을 선보인다. 한옥을 높은 시선에서 조망한 뒤 평면적인 화면에 속속들이 집 안쪽의 풍경을 담았다. 일반적인 시각으로는 볼 수 없는 풍경을 그린 그는 한옥 전체를 보여주면서도 그 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삶과 일상을 관찰할 수 있도록 작품을 구성했다. 닫힌 공간임과 동시에 누구라도 엿볼 수 있는 개방형 시점인 것.
이는 작가의 어린 시절 기억과 맞닿아 있는 표현 방법이다. 사방치기, 딱지치기, 숙제하기, 그림 그리기, 책 읽기, 비행기 날리기 등 유년 시절 한옥에서 놀던 기억을 추억하며 수를 놓듯 한지 위를 채웠다. 한지 위에 토분을 엷게 바른 뒤 여러 가지 색깔의 분채로 채색하는 방법을 선택한 것도 그의 과거 기억을 하나하나 찾아가기 위함이다. 같은 경험을 했던 관람객에게는 작품 이곳저곳 살펴보고 때로는 엿보기도 하면서 추억을 되새길 수 있는 기회.
그는 "여름을 여름답게 만드는 아름다운 한옥에서 추억의 조각보를 이어 만든 나의 그림은 개인의 소소한 삶을 담기 위한 그릇으로 지나간 시간을 추억하게 하는 매개체"라며 "집이라는 편안하고 행복한 공간에서 은밀한 공간을 꾸며가고 제작해 내는 나의 작업이 너른 세상과의 소통을 원하는 바램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전북대 미술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한 그는 6회의 개인전과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현재 전북미술대전, 무등미술대전 초대작가와 한국미술협회, 시공회, 건한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