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가 이철규씨가 한지금박에 푹 빠졌다. 14번째 개인전 이후 계속해서 '금 이야기'를 끌어가고 있다. 지난 6월 서울 인사아트센터에 이어 전주 갤러리 공유에서 5번째 '금 이야기'전을 열었다(25일까지).
"금은 자본주의의 상징이 아닙니까. 물질만능주의가 팽배한 오늘의 세태에서 '금'을 통해 인간의 끝없는 욕망을 드러내고, 이를 극복하는 과정을 자연에서 찾아보고자 했습니다."
인간과 자연, 물질과 자연이 하나되는 세상을 희구하는 작가의 마음이'금 이야기'에 담겨졌다. '금'에 대한 욕망을 피할 수 있는 자연적인 요소는 컬러로 처리했단다.
그가 금박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전주시와 자매결연 도시인 일본 가나자와시와 교류전을 갖게 되면서. 금박공예로 유명한 가나자와에서 금박기술을 배우고, 남원에서 옻칠공예를 익혔다. 여기에 전주에서 유명한 한지공예를 결합시켰다. 한지와 금박간 궁합이 잘 맞아 다양한 작업이 가능하다고 했다.
얇은 황금의 박을 일일이 섬세한 수공의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많은 품이 들지만 만지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했다.
그가 손맛을 느끼며 빚은 작품들은 '相生 - 合'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재료 측면에서 금과 한지, 내용 측면에서 인간과 자연을 결합시켜 '상생'으로 승화시키고 싶다는 게 작가의 의도다.
십이지신과 불상 등 100여점의 소품과 30여점의 작품들을 이번 전시회에서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