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환 서양화전 29일까지 교동아트스튜디오

역사 흥망성쇠 꽃 통해 상징화

▲ 최정환 作 '신시이후-화'.

서양화가 최정환씨는 오랫동안 역사를 주제로 한국적(동양적) 미감을 살리는 작업에 관심을 가졌다.'역사'라는 큰 주제 속에서 솟대와 나비, 백두산, 소나무 등을 소재로 다뤘다. 같은 연장선에서 최근 몇 년간은 새를 주요 소재로 삼았다. 비행을 통해 시간과 공간을 달리하는 새의 속성에 주목하고, 역사의 개념을 조형적으로 구체화시키는 작업이었다.

 

그가 이번에는 꽃을 소재로 변화를 꾀했다(29일까지 전주 교동아트스튜디오). "오랫동안 하나의 소재를 반복하는 과정에 변화의 필요성을 느낄 무렵 들판에 핀 매화꽃에 눈길이 머물렀습니다. 찬란한 문화의 꽃을 피웠다가 지고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가는 흥망성쇠의 역사의 순환과 꽃의 생태적 특질이 순간적으로 겹쳤습니다."

 

수많은 꽃들이 시간과 계절을 달리하며 각각의 지역에서 그 풍토에 맞는 꽃을 피우다가 다시 지고 개화 후의 결실은 또 다른 문화의 꽃을 피우는 씨앗이 된다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이치가 모티브가 되었다는 것이다.

 

환웅이 태백산 신단수 아래에 인간세상을 위해 열었던 '신시(神市) 이후의 꽃'을 연작으로 한 작품들을 이번 전시에서 만날 수 있다.

동양적 미감을 구현하기 위해 한시 또는 작가의 생각을 한자로 적어 동양회화의 핵심적 요소인 시서화적 요소를 차용하거나 갑골문 또는 발굴된 유물의 이미지를 화면 전체에 깔아줌으로써 동양적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키고 있다.

 

두 개의 캔버스를 병치시키는 방식으로 작업도 독특하다. 구상과 추상적인 화면이 함께 하면서 역사적인 주제를 효과적으로 구현하기 위해서란다.

 

1999년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이번 전시가 8번째 개인전이다. 전라북도 미술대전 운영위원 및 심사위원을 역임했다. 현재 남성고 미술교사로 재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