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의 함성에 보내는 위로 '마룡리에서 광화문까지'

김태순 개인전 7일까지 전북예술회관

▲ 김태순 作 ‘가족’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 그 중심부인 광화문일대는 민중의 함성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옛 일본대사관 앞에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수요집회가 1200회가 넘도록 이어지고, 시청광장과 청계천에도 사회 부조리와 탄압, 차별에 항거하는 이들의 생존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군산 서수면 마룡리에 터를 내린 김태순 작가는 기차를 타고 서울을 오가며 역사의 현장을 지켜봤다. 세월호 참사로 물속에 갇힌 희생자와 그들의 가족, 수요집회에서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와 소녀들, 고공농성에 나서는 노동자, 물대포를 온몸으로 맞아내는 농민의 모습을 보았다. 탄소 배출로 신음하는 지구, 휴전선에 막혀 갈 길을 잃은 두루미까지. 2016년 현재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이들이 외면할 수 없는 일상적 주제이자 고통의 형상들이다.

 

광화문은 들끓고 있는데, 그의 삶터인 마룡리는 평온하기만 하다. 이른 아침에는 어김없이 해가 떠오르고, 계절의 변화에 따라 풍경은 시시각각 변한다. 그러나 작가는 일상에서도 이웃을 기억하고 공동체를 생각한다.

 

30여년 동안 우리사회의 화두를 깊은 공감과 위로로 화폭에 담아온 작가가 ‘마룡리에서 광화문까지’를 주제로 두번째 개인전을 열고 있다. 작가는 “우리가 꿈꾸는 세상에서 함께 살자고, 아픔을 나누고 이겨야한다고, 기차를 타고 달려간 광화문이 낮과 밤에는 무례하고 막돼먹은 정권에 대한 분노로, 쉼없는 통곡과 함성으로, 지친 서로를 위로하며 그에 저항하는 연대의 숨결 속에서 희망을 발견한다”고 고백했다.

 

지난 3월 서울 인사아트센터와 군산예술의전당에 이은 세번째 자리다. 7일까지 전북예술회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