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원로명인들의 가(歌)·무(舞)·악(樂)이 어우러진 무대가 열린다.
전북도립국악원 창극단(단장 조통달) 기획공연 ‘천출(天出) 명인·명창 6월을 수놓다’ 가 9일·10일 오후 7시 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개최된다. 9일에는 조통달 김무길 김일구 송순섭 국수호 김덕수 등 남자 명인들이 공연하고, 이튿날에는 안숙선 김수연 강정숙 유영애 정순임 채향순 등 여자 명인·명창들이 무대에 오른다. 도립국악원 창극단원도 함께 무대에 올라 기량을 선보인다. 정화영 김청만 명고수가 북을 잡는다.
이번 공연은 조 창극단장이 부임한 후 창극 ‘이화의 흩날릴제’에 이어 두 번째로 여는 기획공연이다. 조 단장은 “인생은 늙어가도 예술은 언제나 젊을 수 있다”며 “세월이 더 흐르기 전에 한자리에 모시어 도민들에게 선보이고 싶었다”고 말했다.
조통달 명창은 판소리 수궁가의 눈대목인 ‘범피중류’를 우렁차고 무거운 소리로 들려준다. 김무길 명인은 선율단락의 짜임이 좋고 음색의 변화, 시김새의 표현이 정교한 한갑득류 거문고산조를 연주한다. 김일구 명창은 심청가 중 ‘모녀상봉’을, 송순섭 명창은 적벽가 중 ‘새타령’을 들려준다. 한량춤을 정형인류 남무와 박금슬류의 형상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국수호 명무의 ‘장한가’, 김덕수 명인이 이끄는 사물놀이 한울림의 신명난 ‘삼도농악가락’도 볼 수 있다.
10일 공연에서는 안숙선 명창이 춘향가 중 ‘동헌경사’ 대목으로 문을 연다. 강정숙 명인은 ‘서공철류 가야금산조’와 ‘호남가’를 선보인다. 김수연 명창의 홍보가 중 ‘홍보 매 맞는 대목’, 유영애 명창의 심청가 중 ‘황성올라가는 대목’, 정순임 명창의 ‘안중근 의사가’도 이어진다. 채향순 명무의 살풀이춤도 감상할 수 있다.
도립국악원 남자 창극단원들은 9일 판소리 수궁가중 주요 대목 ‘고고천변’을 들려준다. 사설의 문학성과 판소리의 음악성이 절묘하게 어울린 명곡으로 토끼의 간을 구하려고 세상에 나온 자라가 눈앞에 펼쳐진 아름다운 경치를 묘사하는 대목이다. 단원들은 자연의 자태와 소리들을 실제 눈앞에 펼쳐진 듯 정교하고 실감나게 표현할 예정이다. 이튿날 여자 단원들은 경기민요의 뱃노래 가사를 남도 계면조에 얹어 작곡한 민요 ‘신뱃노래’를 공연한다. 뱃사람들의 고달픔이나 뱃놀이를 즐기는 장면, 만선의 기쁨들을 깊은 소리로 들려준다.
무료 공연이고, 국악원 홈페이지(www.kukakwon.or.kr)를 통해 사전 예약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