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는 발의 모습에 삶의 여정을 담는 이주원 작가. 교동아트미술관(관장 김완순)이 신진작가 발굴과 이들의 창작활동을 돕기 위해 만 40세 미만 청년작가를 대상으로 하는 ‘젊은 미술展 - 이 작가를 주목하라’ 올해의 주인공으로 선정됐다.
도내 청년작가로는 드물게 마치 사진처럼 대상을 복제하듯 그리는 극사실(하이퍼리얼리즘)회화 화풍을 지닌 그는 ‘걷는다’연작을 자화상이라고 소개한다. 바닥과 가까운 곳에 시선을 둔 이들에게는 걷는 다리의 모습이 보이는 세상의 전부일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은 순간, 작가는 자신의 발을 살폈다. 일부러 시선을 두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곳, 신체 가운데 가장 무감각한 부분인 발. 이동 수단으로서의 다리, 이동 행위로서의 걷는다를 곰곰히 생각했지만 보조적인 객체로 전락한 듯한 모습만 보였다. 도심의 아스팔트를, 후미진 골목길을, 때로는 보도블록을 걷는 발의 모습은 지극히 현실적이면서도 비현실적이고, 실제보다 더 이상적인 가상의 이미지의 모습으로도 비춰졌다.
그는 이렇게 무심한 듯 무감각한 자신의 발을 10여년 넘게 그려왔다. 인물의 얼굴과 몸짓은 화면 밖으로 밀려나고, 발을 중심으로 클로즈업돼 발의 동작만으로 인물의 상태를 보여준다. 발 뿐 아니라 그가 걷고 있는 현실감 있는 장소도 고독하고 쓸쓸한 현대인의 모습을 드러낸다.
한동안 단색화 같은 그의 그림에 꽃과 거품이 등장하면서 색이 쓰였다. 현실에 지쳐 무의미해보였던 삶이 되돌아보니 좋은 시절이었다는 반성이 들면서 나타난 최근의 변화다. 자신의 발에서 타인의 발로 대상도 옮겨갔다. 보다 객관화하고 공감하기 위한 시도라고 설명했다.
김완순 관장은 “이주원 작가의 ‘걷는다’는 주변이나 상황에 무관심한 현대인을 수많은 질문끝에 사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라며 “새로운 세계를 향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도전하는 작가의 열정을 응원하기 위해 젊은 미술전 작가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젊은 미술전 작가에게는 전시와 상금 등 500만원 상당의 지원이 이뤄진다.
작가는 군산대 미술디자인학부와 대학원 미술학과를 졸업했으며, 다수의 개인전과 단체전에 참여했다. 북경 mum갤러리 스튜디오 작가로 활동했으며, 군산대 미술학과에도 출강했다.
‘2016 교동아트 초대기획전 젊은 미술전-이 작가를 주목하라’전시는 21일 개막해 7월 3일까지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