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예술장르를 결합하고 확장해 새로운 예술과 공감을 이끌어내고자 한다.
문화공동체 감(대표 이상훈)이 여는 타 장르 협업 전시 ‘예기치 않은 만남, 유연한 교류’를 두고 하는 말이다.
26일부터 다음달 18일까지 군산 창작문화공간 여인숙에서 열리는 전시는 회화, 음악, 문학 등 서로 다른 활동을 하는 예술인들이 둘씩 짝을 지어 함께 완성한 작업물을 선보인다.
미술과 미술 외 장르가 결합해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현대미술에서 벗어난 새로운 예술 형태를 선보이고, 관객들의 미술에 대한 이해와 상상력을 넓히기 위해 기획됐다. 또한 꾸준히 지역의 정체성을 탐구한 전시를 열어 온 창작문화공간 여인숙의 새로운 형식의 지역 읽기 방법이기도 하다. 협업을 통해 나온 새로운 이슈와 담론, 다각화된 예술의 연결 과정도 볼 수 있다.
영상 작업을 하는 김선미와 음악인 션만은 20분 분량의 음악 다큐영상 ‘New 뮤직랜드’를 제작했다. ‘New 뮤직랜드’는 지난 1994년에 문을 연 군산의 마지막 남은 음반사. 김희섭 New 뮤직랜드 사장은 2000년대 음원산업 발달로 음반이 사라져감에도 묵묵히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 그와의 인터뷰를 통해 잊혀진 장소를 재조명하고, 24년간 그곳을 지켜온 그의 개인적 삶에도 주목한다.
‘대목이 아니면 어선들도 출어를 잘 하지 않는데도/ 가게에 콕 틀어박힌 거리의 주인들/ 멀리 기차가 들어올 것 같은/ 이른 복날’. (임주아의 시 ‘이상한 낮, 모르는 밤_초복’ 중)
박정경 작가가 그림을 그리고, 임주아 씨가 시를 쓴 작품 ‘이상한 낮, 모르는 밤’은 군산에 머물며 본 기묘한 풍경들을 담았다. 여름 대낮에 공원에 올라 호수를 바라보거나 밤에 자전거를 타며 마주한 것들이다.
예술가 부부인 백정기 씨와 이상민 씨는 5000만 원으로 집을 구하러 다니며 얻은 지역 정보를 그림으로 표현하거나 음성 파일로 선보인다. 5000만 원은 수도권을 포함한 전국 도시에서 전세를 구할 수 있는 최소 금액이다. 주택은 크기와 방의 개수, 옵션 등 단위가 비슷하기 때문에 5000만 원으로 구할 수 있는 주택을 보면 지역의 주거 환경을 쉽게 비교할 수 있다. 이는 풍경이나 스토리를 통해서 지역을 이해하는 것보다 더 현실적인 지표가 된다.
특히 독자적인 작업관을 가진 뉴미디어 예술가와 설치 작업 작가가 부부라는 불가항력적인 결합 앞에서 어쩔 수 없는 타협과 협업을 이뤄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전시 시작일인 26일 오후 7시에는 작가와의 대화 ‘느낌에 충실하라’도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