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부채문화관(관장 유대수)이 국가무형문화재 제128호 선자장인 김동식 초대전을 열고 있다.
전주 출신인 김 선자장은 14세가 되던 1956년 합죽선을 가업으로 잇던 외조부 라학천에게 합죽선을 배웠다. 외조부는 고종황제에게 합죽선을 진상하는 뛰어난 명인이었다. 4대째 가업을 잇고 있는 선자장은 합죽선 원형을 보전하면서도 이름만 전하는 다양한 형태의 합죽선을 재현하는데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활동으로 지난 2007년 전라북도 무형문화재로 지정됐으며, 지난해에는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됐다.
부채문화관에서 열리는 전시에는 선자장의 최근작품과 대표작 등 20여점이 선보이고 있다.
전시에는 조선시대 황실에서만 사용했던 ‘오십살백(百)접선’과, 접부채인 ‘표정선(杓庭扇)’등 접하기 드문 작품이 전시된다.
오십살백접선은 오십개의 살로 이뤄져 백번 접히는 부채로, 가로 길이가 94cm에 이른다. 표정선은 조선말기 외척 세도가 민태호가 고안한 것은 재현했다. 표정선은 민태호의 호 ‘표정(杓庭)’을 부채 이름에 붙인 것으로 오늘날 전해지지 않는다. 선자장은 문헌을 근거로 재현했다. 또한 둥그런 모양의 윤선, 부채 선면에 고급 염료인 황칠을 칠한 황칠선, 감물로 염색을 한 감물염색선, 대나무 부분에 옻칠을 입히고 자개를 장식한 옻칠자개선 등이 선보인다.
선자장은 “부채가 가진 조형성과 예술성에 집중하여 작품을 제작했다”고 밝혔다.
전시는 13일까지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