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교류 통해 예술분야 새로운 줄기 만들자"

한·일교류전 in jeonju 개막, 15일까지 전북 예술회관서 / 일본작가 주도 전시체험 인기 / "일본팀 철저한 준비 배울점"

▲ 지난 9일 전북예술회관에서 열린 ‘한·일 교류전 인 전주’ 개막식에 참석한 한국 작가들(위)과 일본 작가들.

“일본작가들의 철저한 준비성에 감탄했습니다. 지원받은 예산을 조금이라도 허투루 쓰는 법이 없더군요. 작가 선정부터 작품 설치, 문화 체험과 개막식 준비까지, 작은 부분도 완벽함을 추구하는 깐깐함에 힘들기도 했지만, 전북에서 흔치 않은 대규모 협업을 통해 국제전시에 대한 감각을 익혔죠.”

 

한국과 일본 작가 약 60명이 참여한 ‘한·일교류전 인 전주’가 지난 9일 전북예술회관에서 개막했다. 한·일 민간교류 활성화와 교류 전시 및 활동을 통한 양국 예술의 질적 성장을 위해 마련된 행사로, KOJA HARMONY( ‘한일교류전 in 전주’ 집행위원회·위원장 문연남)와 일한예술교류전실행위원회(위원장 토요하라 만푸)가 주관했다.

 

전시장에서는 일본 작가들이 준비한 일본 전통 문화 체험이 진행돼 관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체험은 달마상 제작, 서도(물배접하기), 전통종이접기, 전통 다도 등 4가지. 체험 행사를 총괄하는 콘노 아키코씨는 “서로의 문화와 정서를 이해할 때 진정한 소통과 유대를 이룰 수 있다”며 “전주지역과의 교류는 처음이어서 지역민들에게 일본 문화를 알리고자 직접 조성금을 모아 준비했다”고 말했다.

 

특히 일본 후쿠시마 지역 작가들이 준비한 ’부흥 달마 프로젝트 ‘ 체험 행사는 원전 사고로 폐허가 된 후쿠시마 지역을 재생시키기 위한 예술인들의 노력으로, 지역 예술인으로서의 새로운 지역 활성화 방식을 보여주기도 했다.

 

프로젝트를 하는 종이 공예 장인 하시모토 쇼이치씨는 “지난 2011년 대지진과 그에 따른 원전 사고로 후쿠시마 지역민들이 막대한 피해를 입고 여전히 피난 생활을 하고 있다”면서 “도시의 아픔을 예술로서 치유하고 극복할 수 있도록 전국을 돌며 후쿠시마의 부흥을 기원하는 달마상을 제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행사에 참여한 한 시민은 “근처에서 추석 선물 사고 우연히 전시장 왔다가 참여했는데 재밌어서 손자들에게 줄 달마상을 세 개나 만들었다”며 “일본 문화에 대해 설명을 듣고 직접 보고 체험해보면서 낯설었던 일본이 조금 친숙해졌다”고 말했다.

 

개막식에서는 정장과 기모노를 차려 입은 일본 작가들이 70여명의 축하객을 맞았다. 일본 측이 직접 초대한 한·일 전통 무용가들의 공연과 김세미 명창의 공연도 펼쳐졌다. 일본 마에노 스이슈와 오페 제임스, 하시모토 쇼이치 작가는 양국 교류전을 기념해 교류가 활성화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전시 작품을 기증했다.

 

KOJA HARMONY 관계자들은 “사비를 들여서라도 완벽한 계획과 세팅을 중요시 하는 일본과 상대적으로 자유롭고 느슨한 지역 전시 분위기가 달라 고생도 했지만, 이를 통해 배운점도 많다”며 일본의 성의 있는 행사 준비력에 감탄했다. 한·일 작가들은 비슷해 보이는 양국의 미묘하게 다른 점을 발견하고, 해외 작업과 전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로웠다고 입을 모았다.

 

일본 작가들은 전시 기간 유휴열 작가 작업실, 한지산업지원센터, 도립미술관 등도 탐방했다. 토요하라 만푸 위원장은 “처음 알게 된 전북지역의 미술세계와 작가들의 에너지가 인상 깊었고, 지역 경치와 음식, 지역민들의 우호적인 자세 등을 통해 전주의 분위기를 더욱 잘 이해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 지속적인 교류 행사를 통해 친밀한 관계를 맺고 서로에게 영향을 주며 예술분야에서 새로운 큰 줄기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한·일 교류전은 오는 15일까지 전북예술회관에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