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개막한 ‘2016 전주세계소리축제’가 3일 닷새간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세상의 모든 소리’를 주제로 6개 분야 165차례 공연에 1300여명의 국내외 연주자가 함께했다. 축제기간내내 비가 왔지만 예년 수준의 관객이 행사장을 찾았고, 판소리 다섯바탕과 산조의 밤·개막공연 등 주요 공연을 중심으로 유료 관객은 늘어났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으로 행사장을 집중한 것과 판소리 다섯바탕 공연 형식의 변화 등은 호평을 받았다.
△판소리, 새로운 공연양식 제안
‘모던 판소리’의 모델을 제시하겠다며 변화를 시도한 판소리 다섯바탕은 판소리 공연 양식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소리축제 대표 프로그램이자 전통공연예술의 핵심인 판소리를 축제 행사장 중심공간인 모악당에 배치한 점은 상징적인 의미가 컸다. 모악당 무대위에 마당같은 무대와 객석을 세우고, 명창들이 다섯바탕을 홀로 또는 둘, 다섯이서 나눠부르거나 함께 부르게 한 형식은 판소리 공연에 대한 새로운 재미를 선사했다. 160석 객석은 대부분 찼고, 소리꾼과 관객이 보다 깊이있게 소통할 수 있었다. 한지영 소리축제 프로그램팀장은 “판소리 다섯바탕은 소리꾼과 관객 모두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면서 “일부 문제점 등을 보완해 내년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주제 부합한 공연 ‘인기’
판소리와 산조 등 전통음악을 중심에 두고, 월드뮤직을 기반으로 국내외 연주자들의 다양한 협연무대를 마련한 축제 프로그램은 소리축제만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세상의 모든 소리’를 주제로 15개국 60여명의 연주자가 만들어낸 개막공연은 주제를 효율적으로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짧은 준비기간에도 연주자들은 자국의 고유한 음악을 소개하면서 조화를 이루는 모습을 보였으며, ‘아리랑’ ‘새야새야’등의 한국민요를 함께 부르며 감동을 선사했다. 특히 개막공연은 축제를 찾은 해외 연주자들의 호감을 샀다.
전북에서 활동하는 김일구 김광숙 지성자 명인의 무대 ‘산조의 밤’과 올해로 4년째 이어지는 ‘한-폴 프로젝트 쇼팽&아리랑’, 타악팀 들소리와 프랑스 밴드 로조의 협연, 프랑스 재즈팀과 판소리 협연인 ‘낭코 프로젝트’등도 호평을 받았다.
그러나 일부 실험성이 강한 프로그램은 공연에 대한 정보 부족으로 일반 관객의 불만을 사기도 했다. 축제 개막에 앞서 도내 15개 중·고등학교에서 진행된 ‘찾아가는 소리축제’도 호응을 얻었다.
△공간일원화 행사 집중도 높여
소리전당으로 집중시킨 공간 일원화는 장점이 더 큰 것으로 평가받았다. 조직위원회 입장에서는 행사장 관리와 운영의 효율성을 높였고, 관객은 동선을 줄이고 집중도가 향상됐다. 우려했던 주차대란은 일어나지 않았다.
오송제 편백나무 숲은 지난해에 이어 운치있는 공연장으로 인기를 모았다. 올해 새롭게 마련한 야외무대 소리스테이지(연지홀 앞)는 주로 전북지역 아마추어 연주단의 무대로 활용됐다.
휴게 및 편의시설로 확대된 소리라운지는 가족단위 방문객과 연주자들의 교류공간으로 활용됐다. 그러나 야외 공연장과 마켓 등이 촘촘하게 구성되면서 공연 관람을 방해하기도 했다.
박재천 집행위원장은 “비 때문에 일부 준비했던 야외 행사 등이 원활하게 진행되지는 못했지만 전체적으로 무리없이 축제가 진행됐다”면서 “소리축제를 찾은 해외 연주자들의 평가가 좋은데다 유료 객석이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는 것 등은 소리축제 발전가능성을 보여주는 긍정적인 지표”라고 말했다.
△소리프론티어, ‘동방박사’ 우승
한편 소리축제 유일한 경연프로그램인 ‘KB 국민은행과 함께하는 소리프론티어’에서는 ‘동방박사’팀이 1등상인 KB소리상을 수상, 1000만원의 상금과 ‘2017 네덜란드 아메르스포르트 재즈 앤 월드뮤직 페스티벌’과 ‘대만국제예술중심 TIMF’참가자격을 얻었다. 2등은 ‘박종성 앙상블K’, 3등은 ‘두번째달’이 차지했다. 소리프론티어에는 총 48개 팀이 지원했었다.
은수정, 김보현 기자